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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50년] 50년 전 ‘그 날의 주역’ 그들은 지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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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5·16 은 대한민국의 권력지형을 바꿔 놓는다. 군인 출신들이 속속 권력의 주무대에 등장했다. 주도자인 박정희 소장(2군 부사령관·육사2기)은 3공화국 대통령이 된 뒤 1979년 10·26까지 18년간 권력을 장악했다. 그리고 그를 도왔던 ‘5·16 주체세력’ 중에서 1명의 국무총리(김종필·육사 8기), 3명의 중앙정보부장(김종필·김재춘·김형욱), 3명의 청와대 경호실장(홍종철·박종규·차지철), 3명의 감사원장(이원엽·이주일·이석제)이 나왔다.

 5·16 당시 35세였던 김종필 전 총리를 비롯해 ‘혁명’의 핵심세력인 영관급 장교들은 그때 30대 중반이었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 김종필 전 총리와 오치성 전 내무장관, 김재춘 전 중앙정보부장, 장경순 전 국회부의장 정도를 빼면 ‘그날의 주역’ 대부분이 고인이 됐다. 60년대 중반 공화당 사무총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길재호 전 의원, 민간인으로 5·16에 참여해 ‘혁명 주체세력’에까지 포함된 김용태 전 의원, 구자춘 전 내무장관, 이병희 전 의원, 이낙선·오정근 전 국세청장 등도 모두 타계했다.

 5·16의 상징처럼 쓰이는 사진이 있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군복 차림의 박정희가 박종규·차지철을 양 옆에 두고 서 있는 모습이다. 사진의 주인공인 박정희·차지철은 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탄을 맞고 세상을 등진다. 박종규는 74년 문세광의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의 책임을 지고 경호실장에서 물러난 뒤 대한체육회장·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으로 활동하다 85년 간암으로 숨졌다.

 권력은 내부 투쟁을 낳는다. 박치옥(공수단장)·문재준(6군단 포병단장)·김윤근(해병여단장) 등 5·16 당시 병력을 지원했던 이들은 육사 8기생과의 권력투쟁에 일찌감치 밀려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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