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재생에너지 개발 허브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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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서변동 금호강변에 건설되고 있는 타워형 태양열 발전소. 국내 첫 시설로 다음달 시험가동 예정이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북구 서변동 신천하수처리장 서쪽 금호강변. 높이 46m의 구조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국내 처음 건립된 타워(Tower)형 태양열 발전소다. 타워에는 태양열 흡수기(Receiver)가, 지상에는 가로·세로 2m짜리 태양열 반사경 450개가 설치돼 있다. 반사경이 태양열을 흡수기로 보내면 1000도에 이르는 열이 생긴다. 이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생산한 뒤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태양열 발전소는 지식경제부와 대구시·대성에너지가 건립했으며 다음달 시험가동된다.

 대구가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태양열·태양광 등 다양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시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회사인 더코발트스카이는 달서구 성서 4차단지에 600억원을 들여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립 중이다. 지난해 9월 1단계(발전용량 5.6㎿) 공사를 마친 데 이어 다음달 같은 용량의 발전소를 준공한다. 사업이 끝나면 연간 9만㎿h의 전력과 2만Gcal(기가칼로리)의 열을 생산한다. 도시가스의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만들어낸다. 연료전지 발전소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생산되는 에너지(전기와 열)는 원유 2만1000여t에 해당한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가정용 에너지 저장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대구시와 삼성SDI 컨소시엄은 달성군 옥포면의 100가구에 태양 에너지 저장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붕에 설치한 태양전지판에서 전기를 만들어 리튬이온배터리(10㎾ 용량)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저장된 전기는 해당 가구에서 3일간 사용할 수 있다. 지능형 그린하우스도 개발하고 있다. 대구시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태양광과 지열만으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에너지 관련 행사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로 8회째인 그린에너지 엑스포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아시아 대표 박람회로 부상했다. 대구시가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기 위해 만든 행사로 세계 20여 개국의 350여 태양광 관련업체가 참가한다. 지난달 열린 행사에서 2억8000만 달러(3000여억원)의 계약실적을 올렸다. 2013년에는 세계에너지총회도 연다. 세계 100여 개국의 에너지 관련 장관과 기업 총수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는 달성군 현풍면의 대구테크노폴리스(726만6000㎡)에 그린에너지 기업단지를 만드는 등 관련 산업도 키우기로 했다.

 시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쏟는 것은 2000년 ‘솔라시티(Solar City)’로 지정되면서다. 솔라시티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세계태양에너지학회(ISES)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정한 도시다. 솔라시티는 태양광 발전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2004년에는 세계 19개 솔라시티 대표가 대구에서 총회를 열기도 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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