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지방 구직자, 서울 면접비용 10만9000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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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방에 거주하는 구직자가 서울 소재 기업에 면접을 보기 위해 평균 1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방 거주 신입구직자 459명을 대상으로 면접비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회사에서 면접을 한 번 볼 때마다 구직자들은 평균 10만9000원의 돈을 썼다.

 지역별로는 경상도(대구·부산 포함) 지역 구직자의 경우 14만1000원으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었고 전라도(10만원), 충청도(8만2000원)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면접비용에서 교통비가 80.2%로 압도적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숙박비(7.3%), 헤어·메이크업비(6.9%), 식비(3.7%)가 면접비용에 포함됐다.

 지방구직자들의 부담이 큰 반면 면접비를 충분히 지급하는 회사는 많지 않았다. 면접비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아예 받지 못했다’거나 ‘거의 받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이 48.4%로 절반에 가까웠다. ‘일부 받았다’는 28.9%, ‘모두 받았다’는 22.8%에 그쳤다. 면접비를 받은 구직자들이 밝힌 평균 금액은 4만1000원이었다. 인크루트 서미영 상무는 “한 번에 취업에 성공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지방 구직자들이 면접비용으로 수십만원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며 “점차 면접비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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