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진행될수록 역사교육 중요성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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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역사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역사에서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즈니스·산업자문위원회 교육분과 부위원장인 찰스 파델(48·미국·사진) 박사는 6일 “세계화 시대에 역사는 각 국가와 민족 사회의 공통분모로 글로벌리즘의 필수조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을 접목한 ‘STEM’ 교육의 권위자로 이날 한국교육개발원(KEDI·원장 김태완)이 주최한 글로벌 교육지도자 프로그램(GELP) 기조강연에 나선 그는 세계화 시대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를 만나 글로벌 시대의 역사교육의 의미와 21세기 교육 방향을 들어봤다.

 - 세계화 시대에 역사의 의미는.

 “미래를 지향하는 관점에서 역사를 과거의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역사는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준다. 역사는 단순한 지식을 넘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역사적 안목을 기르는 힘을 제공한다.”

 - 역사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확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첫 번째다. 정치적인 이유로 사실이 왜곡돼선 안 된다. 교육 방식도 교사의 일방적 가르침이 아니라 멘토가 멘티를 코치해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단순 암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스킬(기술)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 한국 교육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나.

 “한국의 높은 교육열은 경제성장의 버팀목이 됐다. 그러나 학생들은 배움의 여유를 잃었다. 숨막히는 교육 환경에서는 새벽 4시에 갑자기 눈이 떠져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좀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단순 암기와 입시 위주의 교육 방식으로는 더 이상 국가 발전이 어렵다.”

 - 21세기 교육이 나아갈 방향은.

 “핀란드와 같은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세계 교육의 패러다임은 이미 바뀌고 있다. 우선 STEM처럼 통섭의 교육이 필요하다. 수학과 과학에만 많은 시간을 쏟을 게 아니라 엔지니어링과 기술에 대한 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화산이 왜 폭발하는지만 공부할 게 아니라 로봇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함께 공부해야 한다. 두 번째는 이론과 실습을 함께 가르쳐야 한다. 수학 교과서를 만들 때도 수학자들만 참여할 게 아니라 회계사처럼 실제 수학을 쓰는 사람들의 지식도 참고해야 한다. 음악시간을 예로 들면 악보만 읽을 줄 아는 게 아니라 실제 악기도 연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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