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일쟁이 내각” … 정치적 무게감은 떨어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5·6 개각은 이명박 대통령으로선 여섯 번째 개각이다. 이번에 발탁한 5명의 장관 후보자 중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빼면 정치적 무게를 갖는 이들은 없다. 3명이 해당 부처 차관 출신이고, 한 명은 민간인 전문가다. 그래서 “실무형 개각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각의 정치적 무게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6일 오후 7시 개각 발표를 하면서 여러 차례 “일 중심 내각”이란 말을 했다. 각 후보자에 대해서도 ‘일쟁이’란 점을 강조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그가 맡은 모든 자리에서 열정과 함께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과 대안 제시 능력을 가지고 일했다”고 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불도저란 별명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집권 4년차를 맞은 올해 초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딴 생각을 하는 사람이 권력 누수를 말한다. 올해가 가장 일하기 좋고 결실을 보기 좋은 시기”라고 했다.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에서 패배한 다음날 청와대 참모들에겐 “이전 (정부 때)처럼 정치의식에 젖어 둥둥 가다 보면 행정의 추동력이 떨어지고 정치에 휘말려버릴 수 있다. 일하는 정부답게 일쟁이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인선은 그런 인식의 결과물이다.

 반면 정치적 비중이 있거나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은 배제됐다. 각각 통일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1순위로 꼽히던 류우익 주중 대사와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들이다. 임 실장은 “법무·통일장관을 개편 대상으로 검토했으나 오늘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참모는 “두 사람을 등용할 경우 한나라당 소장파가 비토하겠다는 뜻을 오늘(6일)도 전했다”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유임은 천안함·연평도 사태 사과를 요구하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인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