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합니다]행복 콘서트 방영섭 "하하하, 주문들 걸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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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길에 오르기 3일 전,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한 남성을 만났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가 대뜸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새로운 출발점에 있군요. 앞으로 가게 될 그 길에 엄청난 축복들이 있을겁니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머리 속에 맴돌았다. '해외 유학은 고생길이 훤하다는데 도대체 무슨 축복이 있을 거라는거지?' 내심 기대도 됐다. 실제로 미국 생활 3년동안 그의 예언(?)은 활력소와도 같았다. 그의 말대로 좋은 일들이 생길 것이라는 설렘이 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하나 둘씩 즐거운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985년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 방영섭(45)씨의 이야기다. 그는 2009년부터 '행복 콘서트'를 기획·공연중이다. 단독 공연 3회를 비롯, 각종 초청 공연까지 포함해 약 30회가 진행된 이 콘서트는 탄생 배경이 아주 특별하다. 2007년 보컬 트레이닝을 위해 떠난 미국 유학길에서 깨달은 '무언가'가 이 콘서트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예언의 힘? 희망과 긍정의 힘!
유학을 앞두고 한 남성으로부터 들은 '축복 예언'이 발단이 됐다. "솔직히 그 사람이 그냥 한 소리일 수 있죠.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은 저는 당시 유학을 앞두고 걱정으로 가득찼던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됐어요." 뿐만 아니다. 늦은 나이의 유학이라 의기소침 하고 불안함이 앞섰던 그에게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도전 의식까지 생겼다. 그렇게 방영섭은 ‘OK맨’이 됐다. 매사 긍정적으로 임했다. 그의 에너지는 주변에 전파되며 큰 힘을 발휘했다. 유학 생활 중 알게 된 유대인 친구 노블 샌디는 "너의 해피 바이러스(Happy virus) 덕분에 내 인생이 바뀌었어"라며 방씨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을 자청했다. 노블은 방씨가 앨범을 낼 수 있도록 초기 제작비용 8000달러를 선뜻 내놨다. 그리고 그가 좋은 환경에서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발로 뛰며 도왔다. 그 덕택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인 토미 베넷의 아들이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게 됐다. 게다가 유명 연주자, 편곡가, 포토 아티스트가 그의 앨범에 참여하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음악 활동을 하던 그는 오스트리아 대사관으로부터 공연 초청을 받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그는 들뜬 목소리로 "믿어지세요? 그 때 그 예언이 적중한거잖아요!"라고 소리쳤다.


◇긍정의 나비효과…울고 웃는 관객
이 때 방씨는 "누군가의 한마디가 제 생각을 바꿔놓았고 그 변화 속에서 저는 행복을 느꼈습니다."라며 "한 사람의 희망과 긍정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면서 퍼져나가더군요."라고 말했다. 나비효과다. 그래서 시작한 게 '행복 콘서트'다. 이왕이면 자신이 가진 재능인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긍정의 힘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는 "단순히 보고 가는 콘서트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는 콘서트, 행복을 느끼는 콘서트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죠."라고 말했다. 이후 기획부터 홍보, 상연까지 직접 발품을 팔아 개최한 ‘행복 콘서트’는 지금까지 진행된 30여회가 모두 매진됐다. 오는 20일 고양 어울림누리극장에서 열리는 공연 역시 벌써부터 문의가 빗발친다. 이 콘서트에서 그는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유학 생활을 하며 느낀 것들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함께 소통한다. 우는 관객이 다반사다.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며 깨달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 관객은 이 공연을 두고 '1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콘서트'라고 극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스스로 주문을 걸어보세요. 자고 일어나면 정말로 행복한 일이 일어날거예요."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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