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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모습 그려낸 두 화가의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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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특별 기획전에 선보이는 박수근 화백의 ‘나무와 여인’(1956·왼쪽 사진). 조덕현의 ‘오마주Ⅱ’ [박수근미술관 제공]

근·현대 격동기 속에 고단한 여성의 모습을 연민의 시선으로 그려냈던 화가 박수근. 박수근의 ‘여성’에 대한 기억의 편린들을 경의에 찬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현대 작가 조덕현. 두 작가가 한 자리에서 만난다. 박수근 탄생 97주년 특별기획 전시회에서다. 전시회는 3일 양구 박수근미술관에서 개막해 9월30일까지 열린다.

 ‘박수근과 조덕현-사실과 기억의 편린, 20세기 한국 여성사를 보다’란 긴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회는 세 부분으로 나눠 진행된다.

 기념전시장에는 박수근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여인이 등장한다. 평생의 반려자였고 아낌없는 지원자였던 부인 김복순 여사, 미군부대 PX 초상화부 시절의 인연을 그린 소설 ‘나목’으로 박수근을 세상에 다시 한번 알린 작가 고 박완서씨, 끊임없는 격려와 작품 구입으로 경제적 곤궁을 해결해주었던 미 대사관 문정관 부인 마가렛 밀러 여사, 반도화랑 사환 시절 박수근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박수근미술관에 작품 55점을 기증한 갤러리 현대 박명자 회장 등과의 인연을 회고하는 유품이 전시된다. 1959~61년까지 장업계에 실렸던 ‘여성’관련 삽화도 대여 전시된다.

또 박 화백이 작고하기 한 달 전 마지막 유문처럼 써 내려간 신사임당의 그림과 글씨에 대한 서화론이 실린 ‘여원’지 1965년 5월호도 선보인다.

 제1기획전시실에는 박수근미술관이 올해 구입한 ‘마을’을 포함한 유화 4점, 박 화백의 며느리 김현옥씨가 기탁한 ‘노상’과 미공개 작 드로잉 ‘일하는 모녀’ 등이 전시된다. 또 작고 주기 때마다 한정판으로 제작된 옵셋 판화 27점도 함께 선보인다.

 제2전시실에는 한국여성사(1992년) 연작 등을 통해 꾸준히 여성을 다루는 작업을 해온 조덕현이 박수근의 맏딸 박인숙을 모델로 한 설치작업 ‘오마주(homage)’ 가 눈길을 끈다. 또 겨울나무를 소재로 한 조덕현의 사진작품도 처음 소개 된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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