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손님에게 술상 대신 “한 모금 빨려우?”…믿기 힘든 주장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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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저=연합뉴스)

“한 모금 빨려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손님 접대용으로 마약을 권하는 풍조가 생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가을부터 함경북도 청진ㆍ무산을 중심으로 손님을 대접할 때 술상을 내놓는 대신 마약을 은박지에 말아 불에 태운 뒤 연기를 흡입할 수 있게 ‘상’을 차린다는 것이다.

2일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무산의 한 소식통은 “술 대신 기분을 더 좋게 하는 히로뽕을 권하는 것이 예의가 됐다”며 “주민들은 연기를 흡입해도 ‘한 모금 마신다’는 통칭을 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분 전환뿐 아니라 몸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해 비상약으로 비치해 놓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제대로 된 진통제가 없는 북한에선 마약이 대체제로 쓰이기도 한다.

마약은 중국으로부터 밀수입되기도 하지만 주민의 집 마당에서 암암리에 제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거래 가격은 평균 1g당 130위안(한화 2만 원, 북한 돈 5만 원선)정도다. 이는 쌀 25kg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에서 마약 1g이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달 넘게 흰 쌀밥을 먹을 수 있는 셈이다(2010년 한국 4인가족 기준 24kg).

이 때문에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각 가정마다 마약을 상시 비치해 놓을 수 있느냐는 반론도 제기됐다. 그 돈으로 식량을 사서 풍족하게 먹는 게 훨씬 나을텐데 손님에게 권할 정도로 풍족하게 마약을 구비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것이다.

한편 북한 당국은 주민의 히로뽕 중독자가 늘어나자 올해 초 보위부ㆍ군부가 합동해 마약단속 상무를 조직했다. 그러나 당간부와 브로커, 주민간의 검은 밀착으로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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