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사월? 추운 사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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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계령에 또 눈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28일 오전 강원도 한계령에는 전날 밤 내린 때늦은 눈이 겨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시청 앞 거리를 산책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짧은 트렌치코트를 입은 여성들이 적잖이 눈에 띄었다. 4월 말 패션으로는 왠지 좀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날씨는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5.3도였다. 전날보다 다소 올랐지만 평년기온(1971~2000년 평균)인 20도와 비교하면 5도 가까이 낮았다.

 포근한 춘(春)사월이 아니라 쌀쌀함이 느껴지는 ‘추운 사월’이 열흘 이상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열흘(18~27일) 동안 서울의 평균기온은 10.4도로 같은 기간 평년보다 3.4도나 낮았다. 4월 전체(1~27일)로도 평년보다 1.5도 낮은 10.6도였다.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춘천·강릉·청주·전주·제주 등 10개 주요 도시의 평균기온도 이달 들어 11.8도를 기록하며 평년에 비해 0.9도 낮았다.

 기상청 정관영 예보분석과장은 “4월이면 중국 화중지방에서 발생한 고기압이 한반도 남쪽을 통과하면서 온화한 날씨가 지속되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북쪽에서 자주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전체적으로 기온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김승배 대변인은 “한반도 상층에 버티고 있는 기압골이 ‘펌프’ 역할을 해 찬 공기를 계속 남쪽으로 끌어내리고 있고, 그에 따라 추위를 느낄 정도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29일 늦은 밤 서해안 지방에서 비가 시작돼 주말인 30일 중부와 전북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30일 늦은 밤 비가 그친 뒤에는 전국에 짙은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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