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벤처부문 대규모 투자 경쟁 `가열'

중앙일보

입력

''한국통신 1조800억원, 코오롱 4천억원, SK상사 3천800억원...''
미래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인터넷 사업 및 벤처기업에 대한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상사 등 대형 업체들은 뉴밀레니엄을 맞아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수천억원에서 부터 많으면 1조원대에 이르는 규모의 인터넷 및 벤처기업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한국통신은 최근 올해 전체투자액 3조원중 36%인 1조800억원을 인터넷 사업에 집중투자, 인터넷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기통신 지분을 지난해말 약 1조원에 매각한 코오롱은 2002년까지 3년동안 포털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인터넷 중재.금융 등 인터넷사업과 정보기술(IT)분야에 3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코오롱은 또 2002년까지 1천억원 정도의 펀드를 조성, 운영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유망 중소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SK텔레콤 보유 지분(63만주) 매각때 2조원 상당의 차익을 기대하고 있는 SK상사는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등을 기반으로 한 신규사업에 진출, 2002년까지 3천8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이런 흐름에 뒤질세라 오는 2002년까지 인터넷 쇼핑몰, 전자상거래, 국내외 벤처기업 등에 각각 1천억원씩 모두 3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밖에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의 계획을 포함하면 인터넷 및 벤처기업 투자 규모는 엄청난 액수가 되고 기업간 경쟁도 더욱 뜨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업들의 투자 대상 자체가 모호하고 투자 계획에 대한 구체성도 떨어진다며 대규모 투자계획의 실현 여부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기업들이 단순히 미래사업의 선두격인 인터넷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만으로도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다 벤처기업 투자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인터넷사업의 경우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기업으로서는 대대적인 투자가 당연하다''면서도 ''일부는 실제 투자보다는 기업 이미지 제고에 더 치중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