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 '투명회계' 망신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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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의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직원 중 상당수가 회계감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을 무시하고 회계감사 대상 기업에 투자를 해온 것으로 밝혀져 미국이 자랑해 온 기업 투명회계의 명성에 금이 갔다.

미 당국은 금융시장의 근간이 되고있는 공정한 회계감사를 위해 지난 1930년대부터 회계감사를 받는 고객사에 대해 투자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이를 자율적으로 규제하도록 해왔다.

그러나 미증권거래위원회(SEC)가 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 5대 회계기업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직원 1천885명이 총 8천64건의 투자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작년 7월 '프라이스 워터하우스'와 '쿠퍼스 앤드 라이브랜드'가 합병되면서 투자를 할 수 없는 기업이 갑작기 확대된데 따른 규정위반이 있기는 했으나 상당 부분은 "광범한" 규정 무시에서 비롯됐으며 이는 "사내의 심각한 구조적 문화적 문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5명의 직원을 해고했지만 자신이 투자를 하고있는 기업에 대한 회계감사에 나선 140건 중 회계감사의 공정성이 훼손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믿고있다고 주장했다.

SEC측은 현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측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며 제재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SEC는 이번 사례로 회계감사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미의회가 설립한 '공공감독위원회'에 요청해 다른 회계기업들에 대해서도 "특별점검"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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