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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승마장, 대구시민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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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6일 대덕승마장에서 승마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지도자 과정에 참여하는 수강생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그 옆은 박헌식 교관. [프리랜서 공정식]


16일 오전 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대덕승마장. 앞산순환도로 청소년수련원 삼거리 인근의 대덕산 자락이다.

 토요일을 맞아 30여 명이 실내·외 승마장에서 말을 타고 있었다. 승마를 처음 배우는 이도 있고, 승마 지도자 시험을 준비하는 강습생 등 다양하다. 5년째 승마장을 이용하는 손수민(25·여·수성구 상동)씨는 “승마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삶의 활력소 역할까지 한다”며 승마 예찬론을 펼쳤다.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창의체험학습에 승마를 포함시켜 초·중·고교생들도 이곳을 찾는다. 올해만 학생 5000명이 이용할 계획이다.

 대덕승마장은 요즘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승마 배우기는 붐이 됐다.

 특히 경북대 말산업연구원이 시민을 대상으로 승마 지도자과정 등 각종 프로그램을 개설하면서 승마장은 쉴 틈이 없어졌다. 주말에는 승마를 배우는 시민이 많아 일반 이용자는 강습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할 정도다. 수·금요일에는 오후 7시 야간반까지 개설됐다.

 대덕승마장에는 말이 총 70여 마리가 있다. 시민들은 이 가운데 25마리를 탈 수 있다. 나머지 40여 마리는 자마 회원이 맡겨 두고 타는 말이다. 대덕승마장은 대구시시설관리공단(이사장 강경덕)이 2년 전 운영을 맡으면서 시민들과 가까워지고 친절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런 노력들 덕분에 올 들어 3월까지 대덕승마장 이용 시민은 5800여 명(연간 3만5000명 예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00여 명(연간 2만2700여 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1회성 체험을 제외한 숫자다.

 승마장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은 현재 100여 명이다. 승마를 가르치는 박헌식(45) 교관은 “대구는 승마에서 앞서가는 도시”라며 “승마장 시설도 승마 실력도 전국 최고로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13세에 승마를 시작한 이후 국가대표·교관 등 30여 년을 말과 함께 한 대구 승마의 산 증인이다. 말의 동작만 보면 상태를 짐작한다. 박 교관은 “승마는 오장육부 장기를 튼튼하게 하고 동물과 함께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운동”이라고 소개한다.

 한국마사회는 최근 승마와 청소년 신장 발달의 상관성을 포스터로 만들었다. 12주간 승마 운동을 한 초등부는 1.6㎝, 중등부는 0.5㎝가 더 자랐다는 것이다.

 대덕승마장의 장점은 뛰어난 접근성이다. 250만 시민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들를 수 있는 위치다.

 대덕승마장 김종환(57) 소장은 “이제 승마장이 시민들 속으로 조금씩 파고든다”며 “마사회가 시민들에게 승마 강습 지원 등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민들이 탈 수 있는 말은 25마리에 교관은 2명뿐인 여건이다. 말은 쉴 겨를이 없고 교관 부족에 승마장 공간도 확장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말산업연구원장 경북대 권태동(52·레저스포츠학과) 교수는 대덕승마장과 공동으로 지적 장애아를 위한 재활승마를 준비하고 있다. 승마를 지방에서 처음으로 사회봉사에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승마가 시민들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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