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마켓뷰] 경기회복 온기, 내수·중소형주로 확산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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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이 시작됐다. 매번 어닝시즌이 되면 주인공이 누가 될까 궁금해진다. 이미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가이던스(실적에 대한 기업의 예상 전망치)는 발표됐다. 하지만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해서인지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4월 말까지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주도업종인 자동차·석유화학에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비교적 비수기인 1분기임에도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로 실적 신기록을 분기마다 세우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 역시 당기순이익이 전기보다 약 3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면에서는 최근 주가가 실적을 미리 반영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주도주의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적과 비교하면 여전히 매력적이다. 현대자동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전후다. 이익 기준으로만 보면 주식시장 전체보다 저평가돼 있다.

 이번 달이 지나면 다시 관심은 2분기 실적으로 넘어갈 것이다. 2분기 실적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수출경기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내수경기로 이어져 내수기업 이익 증가가 나타날 수 있느냐다.

또 대기업 중심의 이익증가세와 주가상승세가 중소형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두 번째 포인트다. 즉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으로 경기회복의 온기가 확산해 실적 회복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인가가 주가 흐름에 매우 중요하다.

 비교적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향후 6개월 정도를 본다면 주가 상승 종목이 확산하고, 업종도 확산하는 시기가 가까워진 듯하다. 우선 원화 강세가 가장 큰 이유다. 원화 강세는 수출경기에는 부담이지만 수입물가를 떨어뜨려 구매력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에 내수경기에는 도움이 된다. 또 원화 강세가 충분히 진행되면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약해질 가능성이 커서 기업이익이나 주식 수급 측면에서 수출주나 대형주만의 상승에서 내수주와 중소형주로 상승종목이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2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평균적으로 1050원, 최대 10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 일본 원전사태,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주변 환경은 아직도 안갯속인데 증시는 신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강했다. 그런 만큼 언제든 하락 압력에 노출될 수 있지만 주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결정하는 요소인 경기와 기업이익이 모두 상승 추세를 가리키고 있어 증시의 추세 전환을 우려하지는 않아도 된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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