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방사능 미립자 오염수 섞여 누출 중 안정화 2달 넘게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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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핵연료가 안정되려면 적어도 2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원전 1∼3호기 연료의 용융한 부분이 미립자 상태로 원전 바닥에 쌓여 있고, 원자로 밖으로 새나오고 있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에 이 미립자가 섞여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원자력학회 소속 전문가팀이 15일 후쿠시마 원전의 핵연료와 사용후 연료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일 언론에 따르면 현재 3호기는 핵연료가 냉각수에 잠겨 있지만 1, 2호기는 여전히 노출된 상태다. 또 원전 사고 직후 연료가 모두 물 위로 노출된 1∼3호기는 손상을 입고 파손된 부분들이 떨어지거나 녹아 바닥에 떨어졌다. 녹아내린 핵연료는 냉각수와 닿으면서 미립자가 돼 연료봉의 지지판과 압력용기 아래 바닥에 쌓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팀은 이 미립자가 원자로 밖으로 누출되고 있는 고농도 오염수에 섞여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와다 다카시(澤田隆) 원자력학회 부회장은 “외부에 유출된 오염수에 미립자 상태의 용융 연료가 섞여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팀은 다만 강력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강한 여진으로 핵연료가 2∼3일 정도 냉각되지 않을 경우 사고 발생 직후처럼 원자로의 온도와 압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원자로 2호기 주변 지하수에 함유된 방사성물질 농도가 일주일 전에 비해 17배 높아졌다고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13일 원자로 1∼6호기 주변에 설치된 우물물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2호기에서 방사성물질인 요오드131이 1㏄당 610베크렐 검출됐다. 이는 6일 검출된 36베크렐에 비해 17배 높아진 것이다. 1호기 인근 지하수에서도 요오드131이 1㏄당 400베크렐 나와 1주 전에 비해 6배 농도가 높아졌다. 신문은 2호기 터빈건물 지하와 외부 갱도에는 고농도 오염수가 고여 있으며,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은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의 지시로 주 1회 측정하던 것을 3회로 늘리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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