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 스마트폰 터치만 해도 ‘더불어 사는 세상’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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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인 임정훈(28)씨는 오늘도 퇴근길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9일 새벽 0시 13분. 그의 ‘완소’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이하 앱) ‘Save Trees’를 켠다. 이제부터 지구의 나무 지킴이 활동 시작이다. 서울 목동 오목교 정류장에서 집까지는 정확히 2067.7m. 성큼성큼 걸어서 집 앞에 도착한 임씨가 다시 한번 앱을 확인한다. 구글지도 위에 찍힌 숫자는 0.15. 이번엔 0.15그루의 나무를 지켰다는 얘기다. 이 앱을 쓰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임씨가 출퇴근 때 걸어서 지킨 나무만 해도 9그루쯤 된다. 임씨는 “환경에 관심은 있었지만 실천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Save Trees’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걷기만 해도 나무를 지키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다양하고 기발한 스마트폰용 앱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앱은 ‘스마트한’ 세상을 넘어 ‘더불어 사는’ 세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앱은 10개 안팎. ‘녹색은 생활이다’는 세제·사무용품·통신 등 총 17개 항목으로 분류된 친환경 제품을 알려주고, ‘탄소나무 계산기’는 돌잔치나 결혼식 등의 행사로 인한 탄소 발생량도 계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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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월급의 10분의 1을 기부해온 김성구(34·직장인)씨는 올 1월부터 SK텔레콤의 ‘천사사랑나눔’ 앱을 이용하고 있다. 굿피플·어린이재단 등 앱에 등록된 20여 개 모금 캠페인의 내용과 실시간 모금액 등을 비교해가며 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중 매달 10개를 골라 2만원씩 총 20만원을 기부한다. SK텔레콤 회원이라면 포인트 기부도 가능하다.

유니세프의 ‘나눔계산기’는 기부액의 쓰임새를 알려준다. 예를 들어 7000원을 입력하면 ‘영양실조 치료식 14봉’, ‘소아마비 백신 35개’ 등의 환산 결과가 나온다. 제3세계 어린이들을 그만큼 도울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의 앱으로는 국내외 빈곤 아동들의 사연들을 보며 기부할 수 있다. 아름다운재단의 ‘1%나눔’에선 액수만 입력하면 무기명 기부가 가능하다. 구세군 고유의 종소리를 들으며 기부할 수 있는 ‘자선냄비’, 이윤의 일부를 기부하는 ‘착한가게’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도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사회복지 자원봉사’로는 자원봉사자가 필요한 곳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GPS를 통해 자신이 있는 곳의 1·5·10㎞ 내 자원봉사기관도 검색할 수 있다.

윤새별·박성민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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