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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하는 인테리어 ‘홈드레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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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되고 분위기 있게 집을 꾸미고 싶지만 공사 기간도, 비용도 부담스럽다. 어디에 맡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전셋집인 경우 공사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위험 부담 없이 집안을 효과적으로 꾸밀 순 없을까. 뜯어내고 부수는 공사 없이 혼자서도 척척 할 수 있는 ‘홈드레싱’이 각광받고 있다.

 봄을 맞아 집안 분위기를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한 주부 김미애(29)씨. 전셋집인 까닭에 부수고 깨는 공사 대신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공간과 안방 한쪽 벽면에 페인트 칠을 하기로 결정했다. 인터넷으로 올리브 그린과 인디언 핑크 컬러 페인트를 1통씩 주문했고 이틀 뒤 배송된 페인트로 2시간 만에 칠을 끝냈다. 집에 오는 사람들마다 인테리어 새로 했냐고 물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주부 최성미(42)씨의 봄 인테리어 준비는 쿠션 4개가 전부다. 거실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해 집안 전체를 칙칙하게 만들었던 블랙 소파가 항상 애물단지였는데, 핑크·오렌지·아이보리 컬러로 된 쿠션들을 놓았더니 집안이 다 화사해졌다. 쿠션 하나 만드는 데 2만원, 단돈 8만원으로 집안에 봄을 들였다.

 홈드레싱이란 구조 변경 등 개조 공사를 하지 않고 패브릭과 가구·조명 등으로 집을 꾸미는 방법이다. 붙박이식 시공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할 때도 그대로 갖고 갈 수 있다. 홈드레싱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집의 주조색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다. 패브릭도 페인팅도 기준이 되는 색이 있어야 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노진선(다연디자인 대표)씨는 “유행을 따라 색을 결정하기보다 무채색을 제외한 색 중에서 ‘내게 가장 편안한 색’을 고르라”며 “그린 계열이나 브라운 계열의 색은 자연을 집안에 들인 듯해 부담이 없다”고 조언했다.

패브릭 - 거실과 침실 연출에 가장 효과적

 화려한 색감의 커튼이나 침구·쿠션 등은 집안 분위기를 좌우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저렴하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쿠션이다. 소파 위에 화사한 쿠션을 몇 개 올려두면 집안이 달라 보인다. 블랙이나 다크 브라운 소파인 경우 단색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선명한 옐로나 그린 계열, 아이보리는 화사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아이보리나 화이트 등 밝은 색 소파에는 한층 과감한 색과 패턴을 활용해 쿠션을 만들어도 좋다. 천 시장에서 소재를 고르고 사이즈 대로 박음질하고 지퍼만 달면 된다. 수선집에 맡기면 재료비를 포함해 쿠션 1개당 제작비용이 1만~2만원이다.

 침실은 커튼을 침대에 드리우는 것으로 분위기를 바꿔볼 수 있다. 침대 위 천장에 커튼 레일을 설치하고 린넨을 내리면 근사한 리조트풍 캐노피 침대가 된다. 커튼 레일은 커튼 제작 시 함께 구입하면 되고 시공도 커튼집에서 해준다. 린넨 소재의 캐노피 커튼비용은 80만~100만원선.

조명 - 형광등 색 교체해 아늑한 공간 연출

 조명은 빛의 모양이나 밝기의 정도, 색, 디자인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형광등은 주광색·전구색·주백색 등 색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흔히 집에서 사용하는 형광등은 주광색으로, 약간 푸른빛이 도는 백색이다. 주광색 형광등은 공간을 시원하고 활력있어 보이게 한다. 좀 더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노란색 계열의 전구색 형광등을 달면 된다. 노씨는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느끼는 고급스러움이 바로 이 전구색 램프 효과”라고 설명했다. 형광등 하나에 5000~6000원선. 거실등의 형광등 3개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2만원이 채 안 된다.

 현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현관은 센서등이 있는 데다 조명이 밝지 않은데, 이를 LED 조명으로 교체하면 한층 밝고 환해진다.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환하고 따뜻한 빛을 맞이한다면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페인팅 - 선명하고 밝은 색으로 변화를

 한쪽 벽에 간단하게 페인팅만 해도 전혀 색다른 공간이 된다. 1L짜리 1통이면 웬만한 방한 면을 칠하는 데 충분하다. 수입 페인트는 1통(1L)에 5만원선, 국산은 1만~3만원선이다. 한 면만 칠할 때는 조금 과감한 색을 선택하는 게 분위기 전환에 효과적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전선영(꾸밈 By 조희선)씨는 “최근에는 조색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예쁜 색의 페인트가 많이 출시됐다”며 “봄에는 인디언 핑크나 레몬 그라스, 민트, 라임 그린 등이 잘 어울린다”고 했다. 이어 “작업 후 곧바로 생활해야 하는 공간인 만큼 인체에 무해한 페인트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친환경 무독성 페인트를 구입할 것”을 당부했다.

가구 - 고정관념을 버릴 것

 고정돼 있던 가구를 바꿔 배치해보면 새로운 공간이 탄생된다. 소파 바로 옆에 붙어 있던 1인용 암체어 하나만 다른 곳에 놓아도 전혀 다른 느낌의 공간이 된다. 거실장과 TV를 꼭 거실에 둘 필요도 없다. 아파트에 옵션으로 비치된 거실장은 인테리어를 위해서는 그다지 좋은 아이템이 아니다. 거실장 하나 때문에 공간 연출에 제약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이다. 거실장을 과감하게 치우고 TV와 선반을 벽에 고정시키면 수납을 해결하면서도 세련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기존 거실장은 상판 크기만큼 쿠션을 제작해 거실이나 베란다에 놓고 벤치로 활용하면 된다. 무지주 선반은 3~4개에 15만원선, 쿠션은 10만원 내외면 충분히 제작할 수 있어 비용 대비 효과가 큰 편이다. 최근에는 거실에 TV를 없애고 책장과 큰 테이블을 놓아 서재나 가족실로 활용하는 게 인기다.

[사진설명] 린넨을 이용해 캐노피를 연출한 침실(위)과 비비드한 컬러로 페인팅한 거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다연디자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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