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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기 좋은 우리 동네 나들이 명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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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스해졌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꽃 소식에 벌써 봄 소풍이 기다려진다. 올 봄엔 꽃구경과 나들이를 우리동네에서 해보면 어떨까.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우리지역 사진 동호회인 ‘용인풍경사진클럽’과 ‘아름아’ 회원들에게 사진 찍기 좋은 우리동네 봄나들이 장소를 들어봤다.

봄꽃으로 덮이는 가실길, 용인농촌테마파크

 “해마다 4월 10일께면 한국민속촌에서는 개나리·진달래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15일께면 호암미술관 입구 가실호의 벚꽃이 장관을 이루지요.” 용인풍경사진클럽 이영완(64·용인시김량장동)씨가 말하는 용인의 봄 풍경이다.

 용인풍경사진클럽은 용인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모인 지역 사진 동호회다. 회원 수 50여 명.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갖고 지역 내 좋은 풍경을 찍으러 떠난다. 수시로 사진찍기 번개 모임도 갖는다.

 호암미술관 벚꽃길은 매년 봄 빼놓지 않고 사진을 찍으러 가는 곳이다. ‘가실길’이라 불리는 이 곳은 에버랜드 정문 매표소에서 호암미술관까지 약 7㎞에 걸쳐 왕벚꽃과 겹벚꽃이 늘어서 있다. 미술관 앞 호수 주변의 능수벚꽃과 왕벚꽃도 탄성을 자아낸다. 미술관 진입로에서 약 300m는 벚꽃 터널이 형성돼 봄을 만끽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입소문이 나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호숫가는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제격이다.

 용인농촌테마파크는 자주 찾는 사진 촬영 장소다. 김성덕(53·용인시 상하동) 회장은 “새싹이 돋고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부터 눈으로 뒤덮이는 겨울까지 4계절 모두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라고 귀띔했다. 매년 열리는 용인봄꽃축제 때면 봄 풍경은 절정에 이른다. 5회째인 용인봄꽃축제는 다음달 4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에는 다양한 전시및 문화·체험 행사가 진행돼 자녀와 함께 방문하면 더욱 좋다. 올해는 40여 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한국민속촌도 봄 풍경을 찍기 좋은 곳이다. 이씨는 “초가집 위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일품”이라며 “기흥면허시험장 근처 양고개, 일출로 유명한 성산, 일몰로 잘 알려진 어비리 저수지, 버들잎이 좋은 송전호 등도 봄 분위기를 만끽하며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꽃을 주제로 사진을 찍고 싶다면 한택식물원을 추천한다. 35개 테마정원에서 9000여종의 식물을 볼 수 있다. 꽃 사진을 찍을 때는 아침 일찍 나서는 게 중요하다. 이슬을 머금은 싱그러운 꽃은 아침에만 찍을 수 있어서다. 잔디밭과 체험관이 있어 아이와 하루 종일 놀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남한산성 숲길, 탄천 따라 봄 내음 물씬

 성남 사진동호회 아름아는 AK플라자 분당점 문화센터 취미사진교실 수강생의 모임이다. 사진을 나의 또 다른 언어이자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으로 풍경, 인물 등을 사진에 담는다. 매월 2차례 사진 찍기 여행을 떠난다. 보통 70명 회원 중 20~30명이 참가한다.

 봄에는 꽃이 만발하는 곳을 자주 찾는다. 남한산성은 4계절이 아름다운 곳이지만 특히 봄 벚꽃길이 유명하다. 남한산성 관리사무소에서 중부면사무소까지 308번 국도를 따라 8㎞ 거리에 벚나무가 이어져 있다. 벚꽃 가로수와 개울 바닥에 깔린 깨끗한 바위와 돌들이 조화돼 장관을 이룬다. 대표적인 봄철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성곽이나 남문 등 유적을 찍는 것도 좋다. 남한산성 산책로는 능선이 완만해 부담이 없다. 숲, 계곡을 따라 핀 벚꽃은 도심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름아를 지도하는 송영학(68·성남시 서현동)씨는 봄 분위기를 만끽하기 좋은 곳으로 탄천을 꼽았다. 탄천을 따라 핀 꽃과 풀의 모습이 아름답고 오리잉어 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해서다. 자연 풍경과 더불어 높이 솟은 건물 등 도심 이미지를 담을 수 있기도 하다. 봄이면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등 운동하는 사람이 늘어나 다양한 풍경을 찍을 수 있다.

 하태숙(58·성남시 정자동)씨는 중앙공원을 선호한다. 정문에서 시작되는 벚꽃길은 사진찍기에 좋을 뿐 아니라 봄 소풍 장소로도 적합하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주말이면 도시락을 싸서 놀러 나오는 가족을 흔히 볼 수 있다. 율동공원은 꽃이 좋지만 도심 속의 자연호수가 매력적이라 사진 찍기에도 그만이다.

# 전문 사진가 조화자(양천구디지털카메라 포토클럽 회원)씨의 꽃 사진 잘 찍는 방법

 조화자(67·양천구 신정동)씨는 꽃을 전문적으로 찍고 있다. ‘(꽃)가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온라인 카페를 운영한 지도 올해로 10년째다.

1. 주제가 될 꽃을 찾는다. 만개한 꽃보다 갓 피어난 꽃이 싱싱하다. 꽃 모양, 꽃술, 잎을 살리되 꽃끼리 겹치지 않는 각도여야 한다.
2. 햇빛은 오전 햇빛이 가장 좋다. 꽃의 특징에 따라 뒤에서 빛이 오는 역광이나 45° 앞에서 빛이 오는 사광을 이용하면, 드라마틱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3. 배경이 복잡할 때는 조리개를 활짝 열고 배경을 포커스 아웃(흐릿하게 뭉쳐 보이도록)한다. 특히 벚꽃이나 매화는 작은 꽃이 복잡하게 피기 때문에 나무줄기가 두꺼운 부분을 배경 삼아 봉오리를 맺은 꽃 몇 개를 찍든지, 하늘을 배경으로 뻗은 가지의 꽃을 찍는다.
4. 벌이나 나비처럼 사진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부제를 담는다. 새벽의 이슬방울, 빗방울도 훌륭한 부제가 될 수 있다.
5. 가로로 3등분, 세로로 3등분한 황금분할 선을 기억한다. 선 상에 꽃을 집어넣어 찍으면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는 구도가 된다. 꽃이 향하는 방향에는 여백을 둬 찍는 것이 안정감 있어 보인다.

[사진설명] 용인풍경사진클럽 이영완씨가 찍은 호암미술관 앞 호수의 봄 풍경. 호암미술관 앞은 벚꽃이 아름답기로 입소문난 곳이다.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사진="용인풍경사진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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