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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고희진 신들린 블로킹 … 가빈은 43점 속사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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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고희진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네 시즌 연속 우승과 함께 통산 다섯 번째 V리그 챔피언 등극에 1승만을 남겨뒀다. 삼성화재는 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V리그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3차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22, 25-22, 25-21)로 역전승했다. 1~3차전을 내리 이긴 삼성화재는 남은 네 경기 중 1승만 보태면 우승한다.

 1~2차전에서 평균 48점을 올린 가빈은 이날도 43점으로 펄펄 날았다. 삼성화재 주장 고희진(31)은 블로킹 6점 포함, 10점으로 가빈을 도왔다. 블로킹은 고비마다 터져 나왔고 주장으로서 코트 안에서 활기를 불어넣으며 선수들의 투지를 북돋웠다.

 고희진은 프로배구 선수 중 가장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블로킹 득점 후 뒤풀이가 화려하고 기세가 한번 살아나면 팀 분위기까지 끌어올리는 선수다. 그래서 삼성화재를 상대하는 팀들은 고희진이 코트 안에서 포효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고희진이 이날 코트 안에서 펄펄 뛰어다니며 삼성화재를 승리로 이끌었다.

 고희진은 1세트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에반의 오픈 공격을 막아내며 좋은 블로킹 감각을 보였다. 1세트를 내주고 2세트를 가빈이 혼자 17점을 올리는 원맨쇼 덕분에 따낸 뒤 3~4세트에서 고희진은 힘을 냈다.

 3세트 16-17로 뒤진 상황에서 고희진은 에반의 스파이크를 또 가로막았다. 17-17 동점. 고희진의 블로킹은 흐름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이후 가빈의 3연속 오픈 강타로 20-18로 역전시켰다. 고희진은 23-22 한 점 차이에서 과감한 속공 공격을 성공시켜 세트 포인트를 올렸다. 이어 상대 범실로 3세트를 따냈다.

 4세트 고희진은 블로킹 3개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3점 모두 중요한 시점에서 나왔다. 초반 끌려가다 7-7 동점에서 곽승석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아 8-7로 역전시켰다. 14-14 동점에서는 신영수의 강타를 코트에 떨어뜨려 리드를 잡았다. 17-16에서 김학민의 강타를 막아내며 2점 차로 벌렸다. 사실상 승리 포인트였다. 고희진은 삼성화재 응원석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효했다.

 고희진은 경기 후 “중요한 시합, 큰 경기에서 제 몫을 했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내가 파이팅 하나는 국내에서 최고라고 생각한다. 잘하는 것을 할 뿐”이라며 “챔프전을 앞두고 ‘나는 승부처 사나이다’ ‘큰 경기에 강한 고희진이다’라고 자기 주문을 외웠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임하니깐 편하다”고 말했다.

대전=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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