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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눈빛과 해맑은 미소를 모두 지닌 배우, 이민우

중앙일보

입력

★ 담담한 눈빛으로 정중하게 인사하다

딱 10분 전에 나타났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타나는 연예인은 정말로 흔치 않다. 웃지 않고 인사를 한다. 눈이 퀭한 게 무척 피곤해 보인다고 하니, 밤새 라면 CF를 찍어 그렇다며 아무렇지 않게 가볍게 웃는다. 아무 무게도 싣지 않고… 편해 보이는 낡은 가죽 점퍼, 면바지, 면 티셔츠…. 5분 만에 입었을 것같이 가벼운 차림이지만 어느 것 하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정확한 발음, 똑바로 쳐다보는 눈빛, 잘 만들어진(?) 얼굴 때문인가 보다. 인터뷰와 사진 촬영 중 어느 것을 먼저 할지 순서를 정한 후, 바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다. 아주 정중하다.

★ 갑자기 엉뚱한 '현태'처럼 웃고 말하다

옷을 갈아입고 사진 촬영에 들어가니 갑자기 〈초대〉 속 현태가 된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애교를 부린다. "환하게"라고 주문하니, 갑자기 눈가에 주름을 잔뜩 만들며 애기처럼 웃는다. 고분고분(?) 사진기자가 주문하는 대로 포즈를 취해준다. 갑자기 장난기가 동하는지 셔터를 누를 수 없는 이상한 표정을 짓는다. 사람들이 다 웃는다. 슬쩍 그와 같이 다니는 매니저와 코디네이터에게 물어봤다. '현태'는 연기가 아닌가요? 아니란다. 평소에도 현태만큼 오버하며 애교를 부려 주위 사람들을 웃겨준다. 오히려 평상시에는 〈카이스트〉의 민재보다 현태가 더 비슷할 정도.

★ 촬영 중간중간 자신의 모든 것을 체크하다

〈카이스트〉의 민재가 입는 착한 학생 옷에서 이번엔 〈초대〉의 현태가 입는 딱딱하고 세련된 의사 선생님 수트로 바꿔 입는다. 잊지 않고 안경, 신발, 시계까지 정확하게 바꾼다. 신발을 건네주는 코디에게 한 가지 묻는 것도 잊지 않는다. 연이어 있을 다른 촬영에는 어떤 신발을 신을 건지, 혹시 똑같은 신발이 겹치는 건 아닌지…. 또 준비된 다른 신발이 있다는 말에 안심하며 신발을 받아든다. 철저한 사람이다. 촬영 스케줄도 늦는 법이 없다. 언제나 기다리는 쪽을 택한다. 그게 맘 편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늦으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이해해주면서 자기는 통 늦는 법이 없다.

★ 얘기를 시작하니 꼭 '민재'만큼 똑똑하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은 그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다. 주저함도 없고 성급함도 없이 간결하게 대답한다. 운동을 아주아주 좋아하고, 1주일에 3일씩 촬영하러 가는 카이스트가 1주일에 한 번도 가기 힘든 중앙대만큼 편하고, 24세임에도 불구하고 담배 배운 지는 1년도 안 됐고, 그것도 영화 〈질주〉 때문에 일부러 배운 거고, '현태'처럼 20세 때 연상의 여자의 연인이었던 적도 있고, 여자를 볼 때는 첫인상과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허황된 여자는 싫어하고….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수석으로 입학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얘기. 물론 그런 이미지에 걸맞게 책도 많이 읽는다. 소설, 사회과학서, 철학서 등을 돌아가며 읽는다.

★ 다음 스케줄에 맞춰 약속된 시간에 정확히 일어서다

퍼포먼스가 있는 카페를 하나 차리고 싶고 청소년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하나 마련하고 싶다. 그런 일 하려면 후원자가 돼줄 돈 많은 사람들도 알아둬야 할 것 같아 나름대로 생각도 많다. 자신이 지나온 24년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듯 그의 머리 속에는 앞으로 지나갈 오르막과 내리막도 정확히 예상되어 있는 듯하다. 정확한 시간에 인터뷰를 시작했듯 끝내는 시간도 정확하다. 촬영이 있어 6시까지 여의도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에 한치의 의심도 품을 수 없다. 그의 눈을 보면 그렇다. 똑똑하고 반듯한 그는 그렇게 정확히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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