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방 신명수 회장 혐의]

중앙일보

입력

신동방그룹 신명수 회장은 증권시장 상장기업을 축재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회사 돈을 개인 돈처럼 사용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申회장의 혐의 중 가장 비난받을 부분은 투자자의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회사 재정상태 등을 고의로 누락시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신은 거액을 챙겼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증권거래 질서를 교란시키는 죄질이 불량한 사안이다.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2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 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3월 ㈜신동방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한 회사 재무상황 등이 기재된 유가증권신고서와 주간사인 현대증권에 보낸 사업설명서는 거짓 투성이였다고 한다.

申회장이 미국 통신업체와 태국 골프장사업 투자에 실패해 8천1백만달러(약 8백60억원) 지급보증을 했던 ㈜신동방이 지난해 5천1백만달러를 대신 지급한 사실을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
또 13개 계열사에 9백93억원을 빌려주고도 2개 업체에 76억원만 빌려준 것처럼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했다.

申회장은 또 회사가 은행으로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권유받은데다 2건의 외자유치 협상도 실패해 지급불능 사태가 예상됐는데도 "매출증가 및 수익성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고 반대로 신고했다.

㈜신동방은 이같은 허위신고서를 제출한 뒤 3월 25일 보통주 3백만주를 주당 9천5백원에 청약받아 청약대금 2백85억원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그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申회장은 신주 인수자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이들에게 90억원을 되돌려줬다.

그는 또 전환사채를 공모하는 것처럼 속인 뒤 신동방에 대한 호재성 공시를 계속 띄워 주가를 1만3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상승시킨 뒤 자신이 갖고 있던 전환사채 전량을 주식으로 바꾼 뒤 팔아 시세차익 40억원을 남겼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申회장측은 "재무제표에서 해외투자 손실 등 일부 사실이 누락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업계의 관행이며 부실 관계사에 대한 자금지원은 이들 회사의 존폐가 신동방의 이익과 연결돼 있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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