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봉·백두봉 … 남극에 한국 땅이름 17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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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봉·촛대암·나래절벽·세종곶…. 이런 이름들이 남극의 지명으로 곧 등재된다.

 국토해양부는 남극에 한국식 지명을 붙이기 위한 절차가 모두 끝나 17개 명칭이 조만간 남극지명사전(CGA)에 등재된다고 30일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남극에 한국식 이름을 붙이기로 하고 국민제안을 받았다. 이 중 17개를 뽑아 지명 전문가로 구성된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심의·의결했다.

 남극조약상 어떤 나라든지 이 지역의 영유권이나 자원에 대한 독점개발권 등을 주장할 수 없으나 연구 목적으로는 이용할 수 있다. 연구에 필요하다면 지명도 얼마든지 편리한 이름을 붙일 수 있다. 그래서 남극의 경우 한 장소에 대한 지명이 나라마다 다르다. 남극과학연구위원회(SCAR)가 지명사전을 관리하지만 각 국가의 지명위원회가 공식 결정하고, 각국 SCAR 심의만 통과하면 얼마든지 받아준다.

 우리나라가 이제야 한국식 이름을 남극에 붙이는 것은 필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의 남극조약이 2030년 이후 깨질 가능성이 최근 부각되면서 나라마다 자국 명칭을 붙이고 그 이름을 쓴 지도를 제작하는 경향이 있다”며 “영유권 주장을 하게 될 때에 대비해 근거 자료를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지명 등재와 지도 제작에 나선 것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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