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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 프랑스서 4주간 450만 동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랑스는 이번주(12/15~12/19)도 역시 〈타잔〉이다. 790개 극장으로 확대 개봉된 디즈니의 〈타잔〉은 4주동안 4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크리스마스 방학 기간을 맞아 부모손을 잡고 극장구경을 하는 아이들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한 한 주였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그의 새영화 〈엔드 오브 데이즈〉는 언론의 혹평속에 〈시간의 종말(La Fin des temps)〉이라는 제목으로 2위로 개봉했고, 〈세상은 충분치 않다(Le monde ne suffit pas)〉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007시리즈 19탄 언리미티드〉는 677개 극장으로 확대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50% 가까이 관객이 감소하여 다시 한번 "충분치 않다"라는 언론의 평을 확인했다.

그외 프랑스, 스위스, 영국, 네팔 4개국 합작 영화인 〈히말라야, 지도자의 어린시절(Himalaya, l'enfance d'un chef)〉와 제라르 드빠르디유 주연의 〈아빠는 나의 영웅〉으로 잘 알려진 제라르 로지에 감독의 〈프랑스인의 아들(Le Fils du Francais)〉, 내년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된 올리버 파커 감독의 〈이상적 남편(Un mari ideal)〉 등이 새로이 개봉하여 박스오피스에 올랐다.

〈시간의 종말(La Fin des temps)〉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새영화 〈엔드 오브 데이즈〉는 2위로 박스오피스에 새로이 올랐다. 〈베트맨과 로빈〉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슈왈츠제네거와 세기말이라는 시간적 배경이 맞아 떨어져 개봉전 부터 화제를 낳았으나 11월말 미국 개봉 당시 언론의 혹평을 받았다. 이러한 혹평은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다. 르몽드의 사무엘 브렌펠드는 "시간의 종말, 영화의 종말"이라는 제목으로 "슈왈츠제네거라는 이름을 내건 이 영화는 약속한 묵시록 대신, 마치 영화의 종말을 보여주듯 싸구려 액션만을 선사한다"라고 최악의 혹평을 퍼부었다. 테미네이터로 대변되는 슈왈츠제네거의 이미지로는 고뇌하는 햄릿은 무리수였다.

주룽지 중국 총리가 지난 가을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티벳의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단에게 많은 곤욕을 치룬 것은 이미 외신을 통해서 알려졌다. 티벳에 대해서라면 브레드 피트가 주연한 장 자끄 아노 감독의 〈티벳에서의 7년〉이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쿤둔〉이 있다. 장 자끄 아노의 〈티벳에서의 7년〉에서 이미 현지 디렉터로 일한바 있는 에릭 발리 감독의 〈히말라야, 지도자의 어린시절〉도 역시 티벳에 대한 영화이다. 이전 영화가 서양인의 관점에서 티벳에 대한 신비로움을 영화화했다면 〈히말라야〉는 티벳의 실제 삶을 다큐멘터리에 가깝에 화면에 담았다.

고도 5000미터에 자리잡은 히말라야의 돌포. 티벳과 네팔의 경계에 있는 티벳 문화의 최후 보류로 알려진 돌포의 지도자의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을 영화화했다. 이 영화는 흔히들 알고 있는 티벳의 종교적 색체보다는 이들의 실제 삶에 촛점을 맞추었다. 실제로 3년간 돌포에 거주한 경험을 가진 감독과 비전문 배우인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들었다. 이미 로까르노 국제영화제나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소개되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르 피가로의 끌로드 베네르는 "눈부시게 아름다고 나를 열광케하는, 한마디로 고귀한 영화이다"라고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제라르 로지에 감독의 〈프랑스인의 아들(Le Fils du Francais)〉은 아마존에서 실종된 벤야민의 아버지를 찾아 나선 9살배기 벤야민과 어쩔 수 없이 끌려온 두 할머니의 모험담이다. 르몽드의 자끄 만델바움이 "이 영화는 잃어버린 제국을 찾는 류의 진부한 주제로 한마디로 볼 가치가 없는 영화이다"라고 혹평하는 등 언론이 냉담을 면치 못했다. 언론의 반응이 시원찮아도 두 할머니 역으로 나온 패니 아르당와 조지안 발라스코은 프랑스에서 무시할 수 없는 여배우들이다. 패니 아르당은 프랑수와 트뤼포의 딸로 최근에는 끌로드 베리의 〈Debandade〉에도 출연했으며 〈Pedale douce〉로 세자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고, 조지안 발라스코는 배우보다는 〈프렌치 트위스트〉로 알려진 〈Gazon maudit〉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번주는 새로이 박스 오피스에 진입한 영화를 제외한다면 지난주 순위 변동이 거의 없다. 〈아메리칸 파이〉만 개봉 2주만에 몇몇 극장에서 간판을 내렸을 뿐, 대부분의 영화가 확대 개봉으로 크리스마스 방학 흥행몰이에 나섰다. 그외 〈스타워즈:에피소드 1〉이나 뤽베송의 〈잔다르크〉, 마쵸 포르노로 논란을 일으킨 〈파이트 클럽〉 등은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밀려났다.

디즈니에 〈타잔〉이 프랑스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타잔을 패러디한 만화영화가 개봉될 예정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름하여 〈정글의 수치, 타준(La honte de la jungle, Tarzoon)〉. 원작 타잔에 요즘 유행하는 화장실 유머를 접목한 성인용 만화영화이다. 홈페이지는 http://www.metrofilms.com/tarzoon 이다.

최근에 발표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는 〈East-West〉라는 영어제목으로 노미네이트된 〈Est-ouest〉와 〈Girl on the bridge〉로 노미네이트된 〈La fille sur le pont〉 등 두 편의 프랑스 영화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La fille sur le pont〉의 감독 빠트리스 르꽁뜨는 최근 프랑스 언론(특히, 르몽드와 리베라시옹)이 자국영화에 악의적인 논평을 퍼붓는 것에 대해 항의성명을 발표하는 등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해 눈길을 끈 감독이다. 사실, 〈La fille sur le pont〉이 개봉당시 르몽드는 조롱에 가까운 혹평을 했었다.

덧붙임 : 내년도 깐느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지목받은 뤽베송은 최근 프랑스판 스튜디오지와의 인터뷰에서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은퇴를 선언했다. 이미 몇 년전부터 10편의 장편영화를 만든 후에는 은퇴를 할 것이라는 루머를 직접 확인시켰다. 비록 감독직은 그만 두더라도 제작자로서는 계속 남으리라고 본다. 이미 뤽베송은 자신이 감독한 〈니키타〉나 〈레옹〉 뿐만 아니라 자신의 조감독 출신인 제라르 삐레의 〈택시〉 등 몇 편의 영화를 직접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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