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쓰레기 줄이고 재활용 … 생태산업단지 구축 사업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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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신흥유업은 울산 공단지역에서 발생되는 폐윤활유 등 폐유를 걸러서 정제유(재활용 윤활유)를 생산하는 업체였다. 정제유에 섞인 폐수를 분리해내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보일러를 가동해야하고, 분리된 폐수를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찮았다. 그런데 지난해 2월 ㈜풍산의 동제품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산업 쓰레기(폐탈지제)를 활용하면서부터 폐수를 분리할 필요가 없게 됐다. 폐탈지제를 사용해 폐류를 걸러내면서 벙커C유 보다 더 좋은 연료(유화연료유)를 생산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보일러 가동비, 폐수처리비 등 연간 6억원을 절감하는 등 연 10억7000만원의 수익이 늘어났다. 인근의 ㈜태원물산은 신흥유업에서 생산한 유화연료유를 연료로 사용, 벙커C유를 쓸 때에 비해 대기오염물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울산시가 공장지대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2005년11월부터 2014년까지 추진하고 있는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의 일부다.

A기업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B업체 원료로 활용하고, B업체 부산물은 A업체나 C업체에서 활용하는 폐기물 재활용 네트워크 구축사업이다.

 울산시는 이를 위해 박흥석 울산대 교수(건설환경공학부)를 단장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이 참여하는 ‘에코사업단’을 구성했다. 공장별 쓰레기 정보를 분석해 재활용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한 42개 연구과제를 선정, 사업화 방안을 마련해 해당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흥유업외에도 쓰레기 소각열로 스팀을 만들어 보일러를 대체하는 사업, 산업폐수에 섞인 고농도 암모니아를 회수하는 사업 등 다양하다.

 29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지역 공단 전체에서 지난해 1년 동안만 826억6000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쓰레기 처리비용 114억2000만원을 절약하고, 재활용 생산물 판매로 712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또 119억8000만원의 신규투자를 유발하고 142명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연간 8t트럭으로 9750대 분량(7만8000t)의 고체 쓰레기, 폐수 3만7032t을 줄였다. 또 원유 12만4507t에 해당하는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했다. 에너지 사용량 절감은 대기오염물질인 아황산가스 4341t, 온실가스(이산화탄소) 39만8815t의 감축 효과를 가져왔다.

 울산시는 올해도 1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폐황산 재활용 네트워크 구축, 폐플라스틱 에너지 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울산공단내 이웃 공장의 재활용 부산물 공급을 조건으로 울산에 진출하겠다고 하는 등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이 기업유치의 새로운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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