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주택업체, 자사 브랜드로 슬슬 분양

중앙일보

입력

환란 이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중소 주택업체들이 최근 들어 자사 브랜드를 붙여 분양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택경기가 좀 나아지자 자체 상표로도 얼마든지 분양에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들은 경기가 좋을 때 자체 브랜드로 사업을 했던 업체로 환란 이후 공신력 있는 대형 건설사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자 총 사업비의 5~15%에 이르는 로열티를 줘가면서 유명 브랜드 명의를 빌리든가 아니면 잠시 사업을 중단했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일토건은 지난 6월 경기도 용인시 구성면 언남리에서 동일 하이빌 1천여가구를 분양해 성공을 거둔데 이어 내년 초 2차분 7백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고 부산업체인 반도종합건설은 지난달 경기도 의왕시 내손지구에서 보라 빌리지 1천3백여가구를 내놓아 큰 인기를 얻었다.

또 요진산업은 경기도 안산 고잔지구에서 보르네 빌리지를 선보였으며 용인 보라리 1차분 아파트를 쌍용건설에 맡겼던 신창건설은 최근 2차분 9백여가구를 자사 브랜드로 분양했다.

이밖에 청원건설.양우건설.일신건영 등은 일산 신도시 인근에 대규모 조합아파트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10월에 있었던 서울시 9차 동시분양에서는 목우.영화.현재.영관.완성.우정건설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업체들이 분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파트는 계약률이 높지 않아 수요자들의 무명 업체 기피현상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용인 수지 상현리 뉴신성공인중개사 사무소 편정애 사장은 "위치가 좋으면 분양이 잘 되지만 같은 지역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계약률 차이가 크다" 면서 "특히 수요자들은 입주 후 가격 상승폭이 큰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 용인시 수지 일대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유명 브랜드는 프리미엄이 40평형대의 경우 최고 5천만원 가량 붙었지만 무명 업체 분양권은 분양가에 내놓아도 거래가 안되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 분양된 서울 및 수도권의 일부 무명 업체 아파트는 계약률이 50~60% 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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