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부숴버리겠다”고 장담한 이경은, KDB생명 챔프전 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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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의 이경은(왼쪽)이 삼성생명 이유진의 수비를 피하며 골밑슛을 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KDB생명이 삼성생명을 누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2010~201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신한은행과 KDB생명의 대결이 됐다.

 KDB생명은 2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농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원정 4차전에서 68-52로 이기고 3승째(1패)를 올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KDB생명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건 2004년 겨울리그 이후 7년 만이다.

 KDB생명으로서는 이번 승리가 남다르다. 삼성생명과의 지긋지긋한 ‘천적 관계’를 깨서다. KDB생명은 2005년 겨울리그와 2007~2008시즌·2008~2009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삼성생명에 져서 탈락했다. 이 때문에 KDB생명의 가드 이경은(24)은 이번 시즌 도중 “1위 신한은행보다도 더 이기고 싶은 팀이 바로 삼성생명”이라고 했다. 그는 시리즈 직전 미디어데이에서 “삼성생명의 가드 이미선 언니를 부숴버리겠다”는 도발적인 말도 했다.

 이경은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끈 주역이었다. 그는 초반부터 노련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골 밑의 신정자와 외곽의 김보미에게 송곳 같은 패스를 찔렀고, 상대 가드 이미선이 떨어지면 직접 슛을 쏴 득점했다. 이경은은 전반에만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터뜨렸고, 어시스트도 5개 보탰다.

 KDB생명은 2쿼터 2분46초에 터진 김보미의 3점슛으로 29-10까지 도망가며 일찌감치 승패를 갈랐다. 이경은은 이날 20득점을 했고, 8어시스트와 6리바운드도 곁들였다.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만점 활약이었다.

 삼성생명은 이날 배수의 진을 쳤다. 3차전에서 발목을 다친 킴벌리 로벌슨은 뛰지 못했지만 종아리 부상을 당한 센터 이종애가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이종애는 5점·3리바운드로 부진했다.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 KDB생명 센터 신정자와 홍현희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실패는 2006년 여름리그 이후 5시즌 만에 처음이다. 삼성생명은 2006년 챔피언결정전에서 국민은행을 3승2패로 꺾고 우승한 것을 마지막으로 번번이 신한은행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박정은(34)·이미선(32)·이종애(36) 등 주부선수 세 명이 이끌어온 삼성생명은 올 시즌 이들의 활약이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

 KDB생명은 28일부터 다섯 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는 신한은행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김영주 KDB생명 감독은 “극복이라기보다 도전이다. 신한은행 정선민이 부상으로 빠졌고, 체력 약한 하은주가 오래 뛰지 못하는 약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겠다”고 말했다.

용인=김우철 기자

◆ 여자농구 4강 플레이오프 전적(23일)

▶용인

삼성생명(1승3패) 52-68 KDB생명(3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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