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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권 계약 표류, 회장 사퇴 … 어수선한 KLPGA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선종구(64)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이 22일 전격 사퇴했다. 선 회장은 내년 2월까지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오게 됐다. 선종구 회장은 하이마트 대표다. 이에 따라 시즌 개막전인 하이마트컵 대회가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KLPGA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KLPGA는 선 회장의 사퇴 이유를 ‘일신상의 문제’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협회 주위에서는 “선수 출신 이사들과 선 회장의 감정 싸움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보고 있다. 반대로 선 회장 측 핵심 인사는 “협회 내 파벌 다툼에 선 회장이 희생된 것”으로 해석했다.

 남녀 모두 프로골프협회는 복잡하다. 개인종목이어서 개개인의 주장이 강하며 특히 원로들의 목소리가 크다. 대회에 나오는 투어프로들과 일반 프로들과의 이해관계는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 일본의 남자 프로골프협회는 프로골프협회와 투어프로 기구가 갈라섰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하나의 단체로 묶여 있다. KLPGA는 투어기구가 독립하는 과도기 단계로 KLPGT를 만들었는데 그 대표 자리가 선 회장 사퇴의 도화선이 됐다.

 선 회장은 단독대표를 유지하려 했다. KLPGA 이사회에서는 공동대표로 만들려 했다. 이사회에서 공동대표제가 가결되고 21일에 열린 대의원 설명회에서도 이사회 결정안이 통과되자 선 회장은 KLPGA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선 회장은 재임 중 실적을 냈다. 대회 수와 상금을 늘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갈등도 생겼다. 협회의 일부 구성원은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선 회장의 독선적인 운영에 무시당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선종구 회장은 퇴임의 변을 통해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일부 오래된 임원 및 회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억지주장을 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것에 대해 협회의 정관과 규정에 따라 처리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KLPGA는 아직 올해 방송중계권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방송사들은 “협회가 프로야구보다 많은 돈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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