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턱관절이 아프시다고요? 스트레스도 원인 중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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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철
연세우일치과병원
구강내과 과장

흔히 치과라 하면 썩은 이를 치료하거나 틀니 또는 임플란트와 같이 보철치료를 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외에도 치과에는 여러 전문적인 분야가 있다. 그중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분야가 구강내과다. 구강내과를 전공한 치과의사는 턱관절 질환, 구강안면통증, 구강점막질환, 구강건조증,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등과 같은 다양한 질환을 진료하고 있다. 이중 턱관절 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턱관절 질환 초기증상

턱관절은 턱뼈와 머리뼈를 연결하는 관절로 양쪽 귀 앞에 위치해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하는 등 턱을 움직이는 턱 운동의 중심축으로 작용한다.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음식을 씹을 때 턱이 덜그럭거리거나 ‘딱딱’ 거리는 소리가 난다. 처음에는 별 다른 증상 없이 턱에서 ‘딱딱’ 거리는 소리만 나지만 이것이 점차 진행되다 보면 턱이 걸려서 입이 안 벌어지거나 통증이 심해져 음식을 씹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턱관절 주변에는 턱을 움직이고 턱의 위치를 조절하는 근육이 턱, 옆머리 등에 분포돼 있다. 따라서 턱관절 질환이 발생하면 턱 부위만 아픈 것이 아니라 안면 전체적으로 통증이 생겨 두통이나 목, 어깨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평소 생활하면서 다음과 같은 증상을 느낄 경우에는 턱관절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먼저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와 같이 턱을 움직일 때 귀 앞 부위에 통증을 느끼거나 ‘딱딱’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경우다.

 가만히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거나 집중해서 일을 할 때 입을 다물고 있으면 양측 안면부가 욱신거리거나 또는 아픈 경우다. 턱관절의 위치가 귀 앞에 있기 때문에 간혹 귀가 아프다 느낄 수 있는데 이 때 귀에 이상이 없다면 턱관절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원인과 치료

턱관절 질환이 나타나게 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턱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 인자로 작용한다. 오징어, 껌과 같은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즐겨먹거나, 앞니로 손톱이나 어떤 물체를 물어뜯거나,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거나, 입을 너무 자주 크게 벌리거나 하는 것들이 모두 턱관절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은 무언가에 집중할 때, 컴퓨터를 하거나, 운전할 때 등 자신도 모르게 이를 다물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이를 다무는 행위는 턱 근육을 긴장시키고 턱관절에 무리한 힘을 주게 된다. 스트레스도 턱관절 질환의 주된 원인 중에 하나인데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안면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이것이 턱관절이나 주변 근육에 무리를 주게 된다.

 자고 일어났을 때 턱에 통증이 심하고 턱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에는 수면 중에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가는 습관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갈이가 있는 경우 치아 마모나 입안에 이를 가는 흔적을 통해 알 수 있으며 최근에는 휴대용 근전도 검사기를 통해 이갈이를 진단하는 방법도 있다.

 등산을 하거나 달리기를 한 후 다리에 통증이 생긴 경우 휴식을 취하면 회복될 수 있듯이 턱관절 질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치료는 턱관절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무리한 충격으로부터 턱관절을 보호해주고 기능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환자의 자발적인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 후에 증상에 따라 적절한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요법, 행동요법, 교합안정장치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턱관절 질환이 만성적으로 오래 되거나 수면 중 이 갈이 혹은 이 악물기 등의 습관이 존재한다면 교합안정장치를 통해 턱을 안정시키고 치아가 마모되는 것을 보호할 필요가 있으며, 턱 근육의 통증이 심하고 오래된 경우 보톡스 주사 치료가 도움이 된다. 보톡스는 근육이 수축되는 것을 막아 주므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강승철 연세우일치과병원 구강내과 과장

강승철 과장 약력

· 연세대 치과대학 치의학과 졸업
·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인턴레지던트 수료
· 연세대 치과대학원 석사
· 국군양주병원 치과부장
· 대한안면통증 구강내과학회 인정의 및 정회원
· 대한두통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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