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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통한 박수관 명창 ‘소리 내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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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왼쪽부터 김정길 대구예술대 총장, 박수관 명창, 오른쪽은 키르시 델픽위원회 사무총장.


정밀기계업체를 경영하며 소리를 겸하는 동부민요 박수관(57·갑우정밀 대표) 명창이 독일에서 영화제 대상을 받았다.

지난 9일부터 닷새 동안 열린 2011 베를린 국제델픽예술영화제(DAMA)에서다. 델픽예술영화제 심사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전세계 42개국에서 출품된 136편의 단편영화 중 ‘한국의 소리 메나리’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영화는 박수관 명창이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 동부민요보존회와 박 명창이 석좌교수로 있는 대구예술대(총장 김정길)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메나리란 경상도·강원도·함경도를 포함한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하는 동부민요권의 민요와 무가(巫歌)에 사용되는 창법이다. 폐부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려 일시에 터뜨리는 소리다.

 이 영화는 본업을 제쳐 두고 근 한 세기 동안 맥이 끊기다시피 했던 동부민요의 전승에 온 힘을 쏟아온 박 명창의 삶을 그렸다. 득음을 위한 자신의 수련 모습과 제자들에게 동부민요를 전수하는 내용이다. 또 애끓는 상여 소리를 통해 저승으로 떠나는 망자의 심정과 인생의 허무, 한국 여인의 한도 담았다.

 다큐멘터리 ‘메나리’에는 박 명창이 주연으로 등장하며 대구예술대 학생 30여 명도 배우로 출연했다. 박 명창은 “동부민요를 10분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델픽예술영화제는 1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통해 각 나라의 영향력 있는 예술과 예술인을 소개하고 전통예술을 보존·전승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영화 ‘메나리’는 영화제가 열린 독일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ITB)에서 20여만 관객에게 매일 수차례 상영됐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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