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후발증시 약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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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주 중심의 후발주식시장이 대형주 중심의 선발 주식시장(거래소)을 이끌어가는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미 나스닥 지수는 연초에 비해 63.9%나 올라 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다우지수의 22.2%의 3배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 15개국의 벤처기업 55개사가 참여하며 지난해 6월 출범한 후발시장인 이스닥(EASDAQ)지수는 연초 대비 72.55%가 올라 각국 증권거래소의 주요지표인 ▶영국 FTSE 100지수(14.6%) ▶독일 DAX지수(16.1%) ▶프랑스 CAC 40지수(32.2%)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보통신과 인터넷 관련주식이 21세기를 이끌 주도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면서 이들 주식들이 다수 거래되는 후발시장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뉴욕증권거래소(NYSE).미 증권거래소(AMEX) 등 거래소 7개와 4개의 후발시장이 있는 미 증시에서 후발시장의 대표격인 나스닥이 최근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도 세계 각국의 후발시장 상승세를 부추키고 있다.

미네아폴리스 리서치의 루솔드 위든 수석연구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래소 시장의 지수에 거의 연동되다시피 했던 나스닥 지수가 최근 상승장에선 다우지수를 안고 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미 가입기업수와 거래량면에서 뉴욕증시를 앞선 나스닥이 향후 3~4년안에 시가총액.거래대금에서도 2백년 역사의 뉴욕증권거래소를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발시장 돌풍은 아시아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주요 거래소 지수인 닛케이 평균지수가 36.2%가 상승한 반면 후발시장인 자스닥 지수가 연초 대비 무려 2백12.7%가 상승했으며, 싱가포르도 후발시장인 세스닥(SESDAQ)지수가 1백46.3%가 뛰어 ST지수(71.1%)보다 2배높은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일본에서 벤처기업 전용 새 주식시장인 '마더스(Mother)'와 나스닥 재팬이 개설되고 중국 션전(深□),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도 후발시장이 연이어 생겨날 계획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13일자에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후발시장에서 기관들과 작전세력들의 '조작'이 과열되고 있다"며 "하루에도 가격변동폭이 지나치게 확대됨으로써 오히려 개인투자가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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