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식사에 몰입하면 다이어트 성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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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최근 몰입이란 단어가 인구에 자주 회자된다. 무슨 일이든 몰입해야 성공한다는 뜻이다. '아웃라이어(OUTLIERS)'란 명저도 어떤 분야든 1만시간 이상 집중하고 몰입해야 성공한다는 철학을 설파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식사 몰입이 다이어트 훈련에서 가지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조한다.

다이어트 훈련을 시키면서 가장 흔히 보게 되는 비만유형의 하나가 집 안 곳곳을 식당으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습관적 섭식형이라고 부르는데 먹기가 무조건화된 가장 흔한 비만유형들이다. 이들의 특징은 공부방, 서재, 소파 위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먹으며 심지어는 누워서도 먹는다. 즉 자기가 거하는 모든 공간을 식탁화하는 것이다.

‘모든 공간의 식탁화’는 함부로 절식할 수 없도록 뇌위가 환경 조작을 일삼은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식사는 오로지 식탁 위에서만 해야 한다. 만약 다른 곳에서 먹는 자신을 발견하면 단호하게 식탁으로 이동하라. 스스로에게 ‘너 자꾸 그러면 음식 못 먹게 한다’고 엄포를 놓아라. 지금 당장은 맘편히 먹지 못하는 상황이 야속하겠지만 식탁에서만 먹는 원칙을 고수하면 ‘모든 곳의 식탁화’라는 입맛 훈련의 최대의 적 하나를 이겨낼 수 있다.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면서 항상 무언가를 먹는 사람들도 있다. 이를 필자는 ‘딴짓하며 먹기’라고 부른다. 그러면 자연스레 많이 먹게 된다. 다른 일에 집중하면 포만 중추의 렙틴이 보내는 배부름 신호를 우리 뇌가 쉽게 무시하기 때문이다.

식사몰입은 식사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과정이다. 식사는 공기나 물처럼 우리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습관이다. 식사 시간에 식사에 집중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식사를 목적이 아닌 수단화한 탓이다. 식사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심지어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식사를 하다 보니 식사를 함부로 대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식사의 수단화는 식사에 대한 집중력을 막는다.

입맛 훈련이 필요한 사람이든 아니든 식사에 집중하는 습관은 정신 건강과도 직결된다. 입맛이 음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식사 중에는 오직 식사에 몰입하라. 식사 몰입이란 식사에 연연한다는 뜻이 아니라, 식사의 가치를 존중하고 식사를 즐긴다는 의미다. 식사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천천히 먹기도, 절식하기도, 다양한 입맛 만족 즐기기도 가능해진다.

식사 몰입 훈련 전략
- 정해진 장소에서만 먹어라. 숙면 훈련의 기본이 잠자리에서는 잠만 자는 것이듯, 식사는 오직 식탁에서만 하라.
- TV 시청 시간이나 인터넷 사용 시간을 줄여라. TV 시청이나 인터넷 사용은 식사 시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지금 당신 주변에도 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TV가 있는 거실이나 컴퓨터가 있는 자기 방으로 달려가는 가족이 있을 것이다. 그런 행동을 막으려면 아예 식사 후 10~20분 정도는 가족들끼리 티타임을 갖도록 규칙을 정하라.
- 음식을 먹을 일이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식탁으로 이동하라. 식탁에서 먹지 않을 거라면 먹지 마라. 커피나 음료수도 가급적 식탁에서 먹어라.
- 식탁에서는 식사만 하라. 신문을 보거나 잡무를 하지 마라.
- 식사 중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지 말고 상대와 대화를 하라.
- 부모는 자녀와 함께 식사하며 꾸준히 아이의 식습관을 지도하라.
- 식사 전 간단히 감사의 예를 표하라. 꼭 특정 종교의 방식이 아니어도 좋다. 자유로운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라.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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