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잠금, 터치 대신 숫자 넣는 게 불합리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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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스마트폰은 더 이상 전화기가 아니다. 다이어리·내비게이션·게임기는 물론 신용카드로도 쓰인다. 보안 유지를 위해선 잠금 기능이 필수. 하지만 흔히 4자리 숫자로 구성된 비밀번호는 잊기 쉬울뿐더러 매번 입력하기도 귀찮아 사용을 기피하게 된다. 이정한(44·사진) 소프트크림 대표가 스마트폰 전용 암호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인 ‘플레이터치’를 내놓은 이유다. 플레이터치는 사용자 자신이 선택한 그림 위에 자유로운 손가락 터치로 자기만의 암호를 만들어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잠그고 또 풀 수 있게 한 앱이다. 이 대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터치’를 기본으로 하는데 유독 암호만 일일이 숫자를 입력해야 한다는 게 불합리하게 느껴졌다”고 개발 동기를 설명했다.

-언제 출시했나.

 “2009년 초 개발을 시작해 그해 9월 특허를 출원했다. 소프트크림을 창업한 건 지난해 2월이다. 준비 끝에 지난해 12월 무료 버전을 공개했는데 현재 약 2만 명이 이를 내려받았다. 전화번호부·사진첩·캘린더·앱 등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최대 5개까지 잠글 수 있다. 잠금 숫자에 제한이 없는 유료(1500원) 버전도 최근 내놨다.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SK텔레콤 ‘T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사용법을 설명해 달라.

 “앱을 내려받은 뒤 원하는 그림 또는 사진을 고르고, 그 위에 원·직선·별 문양 등 자신만이 아는 손가락 터치를 입력한다. 터치패드를 누르는 감도까지 정할 수 있어 본인이 아닌 사람이 잠금을 풀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아이폰용 앱은 없나.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하기 힘들다. 앱스토어에서 판매된 각종 앱을 잠글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료 앱 판매 이외의 수익모델이 궁금하다.

 “현재 한 휴대전화 제조사와 플레이터치 기능을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수익모델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분실한 경우 이를 습득·탈취한 사람이 암호를 풀려고 부정확한 터치를 남발하면 자동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다. 암호용 그림 또는 사진의 한 구석에 광고를 넣을 수도 있고, 모바일 카드 결제 시 플레이터치로 비밀번호 입력을 대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지털TV가 대중화하면 그 보안 또한 중요해질 텐데, 스마트폰을 리모컨 삼아 디지털TV를 잠그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나리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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