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간부 모친, 면식범에 피살된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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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보수단체 간부의 모친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면식범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탐문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사건 전후에 외부인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없는 점 등을 볼 때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용의자를 좁히지는 못했지만 인근 주민 등 4~5명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망 추정 시각인 지난 10일 오후 2시30~45분을 전후로 사건 현장 부근을 운행한 노선 버스 110대의 CCTV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관계자는 “현장 바로 앞 도로에 버스전용차로 단속용 CCTV가 있지만 녹화가 되지 않아 특별한 단서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신발 자국과 지문을 확보해 경찰청 과학수사팀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이와 함께 인근 주민 한 명의 신발에서 혈흔으로 보이는 흔적을 찾아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요청했지만 음성 판정이 나왔다.

 경찰은 가게 내부를 뒤진 흔적이 있는 점 등을 볼 때 단순 강도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동종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나 반대 세력 등에 의한 테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앞서 10일 오후 서울 강북구의 한 수퍼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해 온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모(52)씨의 어머니 한모(75)씨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한편 어버이연합은 12일 성명서를 통해 “테러 행위를 벌인, 숨은 그림자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좀먹고 반대만을 일삼는 종북좌파세력 척결 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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