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음성전화 매출줄고 데이터통신 분야 급성장

중앙일보

입력

한국통신(사장 이계철)이 10일로 창립 18주년을 맞았다.
지난 81년 정부의 전화적체 해소방침에 따라 당시 체신부에서 독립한 이후 국내전화사업을 주도해온 한국통신은 올해 매출예상액이 9조6천억원에 달하고 오는 2005년에는 25조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국내 통신시장의 독점자로 군림했던 한국통신은 이제 변화무쌍한 통신업계에서 강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환골탈태의 변신을 꾀하고있다.

지난 10월 한국통신은 새천년 비전 `사이버월드 리더''선포식에서 현재의 전화사업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인터넷, IMT-2000, 전자상거래 등 미래성장산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인터넷 및 데이터사업의 육성
IMT-2000사업추진을 통해 미래형통신서비스 제공
글로벌사업을 강화해 동북아시아 핵심사업자로서의 위상 확보
기본 기업이익 확대
통신인프라 초고속화 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키로 하고 여기에 오는 2005년까지 14조원을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계획에 따라 한국통신은 시내.외 및 국제전화 등 음성전화사업의 매출비중을 98년말 기준으로 68%에서 2005년 45%로 낮추고 대신 인터넷.데이터.무선 등의 분야의 매출비중을 12%에서 36%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장미빛 미래를 꿈꾸는 한국통신은 지난 몇년간 소용돌이 치는 통신시장환경으로 인해 창사이래 최대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통신이 독점해온 국내 통신시장에서 국제전화와 시외전화에서는 데이콤과 온세통신이, 시내전화사업에는 하나로통신이 뛰어들어 시장을 잠식했다.

또한 이동전화가입자들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지난 9월에는 이동전화가입자수가 유선전화가입자수를 추월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에다 인터넷폰 서비스의 등장은 한국통신의 국제전화 수익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통신의 시내.외, 국제전화의 매출은 갈수록 떨어지고 급기야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감소까지 겪는 등 창사이래 최대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통신의 작년도 매출액은 8조7천739억1천200만원으로 전년의 7조7천851억6천만원보다 12.7% 늘어났지만 실제로 이동전화사에 지불한 접속료 1조5천842억9천300만원을 제외하면 전년에 비해 7.6%(5천955억4천100만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 됐다.

특히 한국통신의 지난해 매출액중 20.1%를 차지한 시외전화매출액은 1조7천624억4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2.9%(2천609억7천만원) 줄어들었으며 매출액중 9.0%의 비중을 가진 국제전화도 매출액이 7천935억8천700만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31.7%(3천689억8천900만원)나 격감했다.

시내전화도 이동전화사에 지불한 통화료를 제외하면 매출액이 3조6천134억5천300만원으로 전년의 3조6천573억700만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이에 비해 데이터통신부문은 PC통신 이용자 급증에 힘입어 매출액이 9천284억2천5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8.6%(738억6천400만원) 증가했다.

이같은 위기상황을 맞아 한국통신은 지난해 12월 창사이래 최대 경영혁신을 단행, 경영진의 40% 이상을 감축하고 조직을 대대적으로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임원 43명중 무려 16명을 퇴진시킨데 이어 임원과 간부진중 3분의 1을 교체했다. 또한 최근 2년간 1만2천여명에 달하는 인원을 감축하고 한계사업인 시티폰, 행정통신 등을 정리했다.

이와함께 한국통신카드㈜, 한국통신케이블TV㈜, 한국통신진흥㈜, 금융부문매각 등 비주력 자회사를 잇따라 매각했다.

2년여에 걸친 각고의 경영혁신을 마친 한국통신은 이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있다.
9월에는 무궁화3호위성 발사에 성공, 국내는 물론 동남아지역의 통신시장을 주도할 기반을 마련했고, 지난 5월 해외DR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부채비율개선은 물론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국통신은 올해 매출규모는 유선통화수익이 8천억원 가량 감소되는 데도 불구하고 인터넷 등 데이터통신쪽 수입 증가로 총 매출은 전년대비 약 10% 증가한 9조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배수준인 4000억원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2002년에는 세계 10대통신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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