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유통상가 '특소세 혼란' 심화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일 가전제품 특별소비세 폐지이후 불거진 전자유통상가의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9일 가전유통업계에 따르면 테크노마트, 용산전자상가 등 7개 가전유통업체 상우회장단은 최근 테크노마트에서 긴급회의를 소집, `특소세 폐지'이후 발생한 혼란은 가전3사와 당국의 무책임한 처사에서 비롯됐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상우회장들은 성명을 통해 국세청과 가전3사가 약속한대로 10일까지 가전제품 출고지연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가전 3사와 국세청을 항의방문하는 등 집단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가전제품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가전3사가 재고파악이 끝난 제품은 즉시 출고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상우회 관계자는 "특소세 폐지로 전자상가를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제품이 없어 팔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탁상세무행정과 가전3사의 이기적인 제품공급 중단 행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혼수품으로 주문한 가전제품 중 일부가 배달이 안되는 웃지 못할 일까지 있다"며 "상우회에서는 예약실태 파악을 아예 포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상우회측은 가전제품을 주문한 고객들의 해약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가전3사측에 예약된 제품이라도 우선적으로 공급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가전유통업체들은 제품 품귀현상이 계속되자 제품 물류를 공동관리하는가 하면 일부 업체는 임시방편으로 빈 가전제품 진열대에 겨울난방용품을 갖다 놓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시중 백화점들도 고객들의 예약은 받고 있지만 제품배달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아는 직원을 통해 제품배달을 요청해도 전혀 통하지 않을 정도"라며 "가전제품 성수기에다 밀레니엄 특수까지 끼어 있는 12월에 제품이 없어 판매를 못해 가전매장들이 울상"이라고 전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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