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품 이렇게 투자하세요] 적립식 투자, 주가 요동치는 지금이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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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코스피지수가 2100을 돌파하는가 싶더니 2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예금금리가 너무 낮아 주식에 투자하고 싶어도 적절한 투자시점인지 자신이 없다. 주식이 아닌 부동산은 어떨까 싶지만 목돈이 필요한 데다 아직은 만만치 않은 시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투자자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적립식 투자는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우면서도 검증된 투자방법이다. 2004년부터 붐을 이루었던 적립식 투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많은 투자자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2년이 지난 지금 적립식 투자를 한 누구도 주가가 급락한 시기에 해약만 하지 않았다면 손해 본 사람이 없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하락한 2008년 초부터 2010년 말까지의 코스피 적립식 투자를 시뮬레이션해 보면 3년간 코스피는 8% 정도 올랐지만 적립식 투자는 34.4%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시장은 급락한 뒤 상승해 8% 회복됐지만 적립식 투자는 35%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해 은행예금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익을 거둔 것은 놀랄 만한 결과다.

 이것이 가능한 비밀은 ‘매입단가 평준화(Cost-Averaging) 효과’에 있다. 이것은 일정 자산을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시장의 평균치보다 더 싼 가격에 적립 자산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투자 시기를 분산해 주가가 상승하는 시점에는 적은 수량을 매입하고, 하락하는 시점에는 많은 수량을 매입해 투자기간의 평균매입단가가 낮아지는 것이다. 말하자면 평균적으로 싼 가격에 산 뒤 지수가 올랐을 때 이를 팔아 차익을 얻는 ‘이기는 투자’가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기에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거치식 투자는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면 적립식 투자는 이런 때가 오히려 적기다. 적립식 투자는 투자시점이나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2008~2010년처럼 시장이 하락한 뒤 상승할 때 그 효과를 십분 발휘한다.

 매월 일정액을 적립하는 일반적인 적립식 투자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최근 증권사가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맞춤형 적립식 패키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매월 일정액이 아니라 주가가 하락할 때 그에 비례해 더 많은 액수를 투자할 수 있고, 자기 돈 이외에 담보융자로 투자금액을 늘릴 수도 있다. 자신이 정한 목표금액이나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해지하고 자동으로 적립금액을 늘려 새롭게 적립식 투자를 시작할 수도 있다. 투자의 봄을 기다리며 망설이기보다는 적립식 투자로 장기 투자를 하면서 자신의 시간을 소중한 데 쓰는 현명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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