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동영상에 혼쭐난 네슬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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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오랑우탄 손가락을 초콜릿처럼 먹는 남자’.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가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이 동영상 하나로 혼이 났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네슬레의 대표적 초콜릿 제품인 ‘킷캣’이 오랑우탄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팜오일을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동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번졌고, 네슬레 제품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호주 콴타스 항공의 A380기가 비행 중 엔진 결함으로 긴급 착륙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고객들이 소셜 미디어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콴타스는 이를 묵살했다. 의문은 소셜 미디어에서 점점 확대됐고, 콴타스 항공의 이미지에 큰 손실을 입혔다.

 트위터·블로그 등 소셜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때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다. 소셜 미디어는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에 약이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제때 대응하지 못했을 때 부작용도 크다.

 LG 경제연구원은 8일 ‘소셜 미디어 열기로 기업 리스크도 커진다’는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로 입을 수 있는 6가지 피해에 대해 지적했다. ▶과대광고로 인한 법률 위반 ▶기업 명성 훼손 ▶사적인 정보 노출 ▶바이러스·해킹 ▶위키리크스 파문과 같은 정보 유출 ▶업무 효율성 저하 등이다.

 보고서에서는 정보가 순식간에 퍼지는 소셜 미디어에 대응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정보의 수준과 범위, 잘못된 정보가 퍼질 때의 대응책 등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해를 막기 위해 전담인력을 두고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병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소셜 미디어로 인한 피해를 알리는 교육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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