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용병 일당 12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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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아프리카의 유목민 투아레그족이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의 용병이 되기 위해 리비아로 향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5일 보도했다. 투아레그족은 말리·알제리·니제르 등 사하라사막에서 서아프리카 건조지대에 걸쳐 있는 국가들에 분포돼 있다.

 말리 북부 키달 지역의 투아레그족 관리는 “200~300여 명의 젊은이들이 카다피군에서 일하기 위해 지난주 차량 40여 대에 나눠 타고 리비아 국경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이들이 1만 달러(약 1200만원)의 계약금과 매일 1000달러(약 120만원)의 전투수당을 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금액 일부는 말리 주재 리비아대사관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리비아와 국경을 맞댄 알제리·니제르 지역의 투아레그족도 카다피 용병에 들기 위해 리비아로 향하고 있다.

 투아레그족과 카다피는 인연이 깊다. 카다피는 1972년 아랍권을 수호하겠다며 비정규 사병조직인 ‘이슬람여단’을 만들었다. 이때 많은 투아레그족 청년이 여단에 참가했다. 수단·차드 등 주변국 무력분쟁에 개입하던 이슬람여단은 80년대 후반 해체됐다. 하지만 여단 소속 투아레그족은 리비아에 남아 현재 카다피군으로 활동하고 있다. 투아레그족 외에도 카다피 정권은 오일머니로 차드·니제르·말리·수단 등 아프리카 빈국의 주민들을 용병으로 쓰고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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