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성에게도 좋은 축구, 심장·폐 튼튼해지고 골다공증 걱정 없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축구하니 건강해졌어요.” 2일 서울 송파구 여성축구장(올림픽공원 파크텔 바로 뒷편). 여성축구선수들이 공을 머리위로 던지며 몸을 풀고 있다. [조문규 기자]


지난해 여성축구는 20세와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연달아 선전했다. 여성실업축구 ‘WK리그’도 올해 8개 팀으로 늘어나 출범 2년째를 맞이한다. 올해부터 3년간 정부예산 185억원이 투입돼 초·중·고 및 대학 45개 팀이 새롭게 만들어진다. 여성축구가 남성축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축구는 남성이 하기에도 격렬한 운동이다. 그 때문에 여성이 하기에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과연 축구는 여성의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무리만 하지 않으면 운동효과 최고”

스포츠의학 전문의들은 무리만 하지 않으면 여성에게 축구의 건강 효과는 어떤 종목보다 크다고 말한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대한스포츠의학연구회장)는 “축구는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이므로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축구를 하면 심폐기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현재 여성아마추어 축구경기 시간은 전후반 각 20분, 보통 일주일에 2시간씩 3회 훈련을 받는다. 따라서 훈련만 제대로 받으면 경기를 치르는 데 무리가 가지 않는다. 산소를 원활히 공급하는 심폐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덴마크 코펜하겐대 스포츠과학 피터 크루스트럽 박사팀은 19~47세 폐경 전 여성 65명을 축구, 달리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룹으로 나눠 4개월 동안 훈련시켜 분석했다(2010년 스칸디나비아 스포츠의학지). 그 결과, 축구를 한 그룹은 심폐기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인 ‘최대산소섭취량’은 15%, 골격근 모세혈관 밀도 18%, 다리근육량은 11%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달리기를 한 그룹은 최대산소섭취량은 10% 증가했지만 골격근 모세혈관 밀도는 변화가 없었고, 다리근육량은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골격근의 모세혈관 밀도가 높다는 것은 운동을 하는 동안 근육에 산소를 운반해주는 혈관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중감소·근력 강화로 관절염 막아줘

축구는 근력을 발달시켜주고 체중을 줄이는 데 좋은 운동이다. 크루스트럽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예전에 전혀 축구를 한 경험이 없는 여성은 매주 1시간씩 16주 동안 훈련을 했을 때 지방량은 평균 3.2㎏ 감소하고, 근육량은 평균 4%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는 “체중 감소와 근육량 증가는 관절염 예방에 도움을 주는 요소로 알려져 있어 30~40대 주부들이 축구를 하면 무릎 건강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는 여성에게 특히 문제가 되는 골다공증, 골절 위험을 줄이기도 한다. 박원하 교수는 “축구는 달리기, 빠른 방향전환, 공차기 등을 많이 하는 운동이라서 다양한 방향에서 뼈를 자극해 골강도를 높여 준다”고 말했다. 특히 축구를 오래 하면 정강이뼈의 골밀도가 크게 증가한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뼈 강도가 약해지고 근육을 활용하는 힘이 낮아져 잘 넘어지기 때문에 축구를 하면 골절 등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기초훈련 통해 유연성·근력 먼저 키워야

그러나 여성이 축구를 할 때 체력요소가 부족하면 오히려 부상 위험은 높아진다. 따라서 스포츠의학 전문의들은 유연성, 근력, 심폐기능과 같이 축구에 필요한 몇몇 요소를 향상시킨 뒤 축구를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박훈기 교수는 “축구는 순간적으로 뛰는 능력과 공을 찰 때 힘을 실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축구를 할 때 근력운동을 함께 하면 무릎이나 발목 부상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처음 축구를 시작하는 여성은 축구교실에서 1년 정도 근력향상과 같은 기본체력 훈련을 받는다.

 지나친 승부욕도 조심해야 한다. 경기 중 태클에 걸려 다치는 여성축구 동호인들도 많다. 서울 송파구 여성축구단 김성희(37)씨는 시합 중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한 달 정도 재활기간을 거쳐야 했다. 박원하 교수는 “보호대를 필수적으로 착용하고, 무조건 이기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글=권병준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축구부상을 피하는 법

1 백태클 금지 등 축구 경기 규칙을 준수한다

2 가능한 한 다른 선수와의 직접 접촉을 피한다

3 연습이나 시합 전 몸을 충분히 풀어준다

4 신뢰성 있는 좋은 장비를 사용하고 보호대를 필수적으로 착용한다

5 근력운동과 같은 기초훈련을 착실히 한다

제공: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