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시즌 마치고 3개월간 휴식

중앙일보

입력

경륜이 10개월간의 긴 시즌을 마치고 6일부터 내년 3월까지 3개월간 재충전을 위한 휴식에 들어간다.

경륜은 이날부터 내년 3월3일 2000년 시즌 제1회차 경주가 열릴 때까지 벨로드롬과 각 사업소를 재단장하고 선수 및 종사원 재교육 등 정중동의 기간을 갖는다.

출범 6년째를 마친 경륜은 올해 양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 대중레저스포츠로서의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210만명이던 입장객이 올해는 340만명으로 62%가 늘어났고 매출액도 4천384억원에서 5천955억원으로 76%가 증가했다.

이런 양적 팽창은 올해 동대문, 장안, 분당, 산본, 부천 등 5곳에 장외사업소를 개설함에 따라 장외사업소 수입이 전체 매출의 53%를 차지할만큼 비중이 커진 것이가장 큰 요인이 됐다.

그러나 올해는 하드웨어의 성장 못지 않게 소프프웨어의 획기적 개선이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다.

우선 지난해까지 같은 등급 선수끼리 경기를 치르던 `등급별 대진방식'에서 올해는 첫째날 성적이 우수한 선수들을 상위급 경기에 출전시키는 `통합대진방식'으로 바꾼 것이 경기의 수준을 높였다.

선수들의 승부욕과 경쟁의식을 유도한 새로운 경주 방식은 관중의 흥미를 배가시켰다. 또 공정 경륜을 위한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어 사행성 레저라는 인식을 없애고 주말 여가 문화의 하나로 정착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6월 부정경륜혐의 선수를 경찰에 직접 고발한 조치는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쉬쉬하며 처리하던 관행을 벗어던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밖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관객 참여, 장외사업소에 문화교실을 꾸며 주민친화시설로 탈바꿈하는 등 고객 서비스 강화 노력도 빛을 봤다.

한일친선경륜대회나 수재민돕기 특별경주, 범국민자전거타기 켐페인 개최 등 시민들과 친근한 경륜이 되기 위한 아이디어도 성장의 발판이 됐다.

경륜은 내년부터 겨울에도 경주를 치를 수 있는 창원경륜장이 개장하고 장외사업소도 당산, 길음, 관악 등에 3곳이 추가개장하는 등 양적 성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경륜사업본부는 또 공정 경륜을 위한 각종 제도개선으로 건전한 가족단위 레저스포츠로 위상을 다지겠다는 각오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터보트 경주인 경정이 새로 도입되면서 경마와 함께 3가지유사 종목의 경쟁이 예상되는데다 장외발매소 주변 환경의 정비 등 숙제가 해결되지않을 경우 경륜의 장래는 밝지만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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