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콘텐트 급성장 … 종편 개국하면 영향력도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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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지난해 ‘슈퍼스타K’를 대표적으로 케이블채널의 콘텐트가 무섭게 성장했습니다. 지상파급 종합편성채널(종편)이 개국하면 케이블업계 전반의 위상과 영향력이 향상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3일 출범 16주년을 맞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길종섭(64·사진) 회장이 케이블업계의 도약에 자신감을 보였다. 길 회장은 “스마트폰이 플랫폼 역할을 하는 등 디지털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콘텐트의 중요성이 날로 커진다”며 “디지털TV 전환을 서두르고 T-커머스(인터넷TV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등 신규시장 확대에 정책적 관심을 쏟아야 할 때”라고 했다.

 1995년 3월 47개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24개 채널로 출범한 케이블TV는 현재 94개 SO, 244개 채널로 성장했으며 약 1500만 가입 가구를 확보했다. jTBC(중앙일보 종합편성채널)를 비롯한 종편 4개와 보도채널도 개국을 앞두고 있다. tvN·엠넷 등을 보유한 CJ E&M이 콘텐트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는 등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의 ‘헤쳐 모여’도 빨라진다.

 하지만 현실은 유료방송 수신료보다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그나마도 지상파 3사 계열 채널들이 지배적이다. 통신결합상품 등으로 인한 저가 요금경쟁에 발목이 잡혀 있다. 길 회장은 “케이블방송을 통신 사은품처럼 끼워 파는 구조로는 질 높은 콘텐트를 키워낼 수 없다”며 “자체제작을 할수록 손해가 되는 구조를 개선하고 유료방송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지상파 방송사와 ‘재송신 대가 협의’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상파 3사가 SO들에게 콘텐트 값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전국적 송출 중단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길 회장은 “세계 어느 TV도 머스트캐리(Must carry·의무전송)와 저작권료를 동시에 요구하진 않는다”면서 “전국적 난시청 해소에 노력해온 케이블의 역사를 도외시하고 자꾸 규제만 더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가 사법적 판단이 아니라 방송통신위윈회를 비롯한 정책 당국의 조정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길 회장은 68년 중앙일보 동양방송(TBC) 기자로 입사해 KBS 정치부장과 도쿄 총국장 등을 거쳤다. 그는 마지막으로 종편 역할에 대해 기대감을 피력했다.

 “머스트캐리되는 종편은 1000만 가구를 확보하고 출범하는 데다 자본금과 뉴스제작 능력 등 인프라를 감안할 때 지상파와 겨눌 수 있는 매체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기존 PP와도 상생의 길을 기대합니다.”

글=강혜란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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