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땅굴? 남양주 또 폭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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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의문의 폭음’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말~2월 말까지 화도읍 묵현2리 마을에서 ‘펑’ 하는 폭음이 계속 들려 북한군이 땅굴을 파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래서 남양주시까지 나서 조사한 결과 한 빌라의 보일러 연통에서 발생한 소리라는 결론을 냈다. 의혹은 사그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북서쪽에 위치한 인근 마을에서 지난해 초에도 폭음이 들렸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폭음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3일 오후 5시30분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묵현2리. 올 들어 의문의 폭음이 잇따랐던 동네다. 지난 1월 24일 밤시간대 이 마을에서 ‘펑’ 하는 폭음을 들은 주민들이 북한 측이 땅굴을 파는 것으로 의심해 군부대에 신고하면서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폭음은 지난달 20일 오전 11시까지 28일째 밤낮을 가리지 않고 60여 차례 계속됐다.

 결국 지난달 말 남양주시가 아시아소음진동연구소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한 빌라의 보일러 연통에서 폭발성 점화가 발생하면서 소리가 난 것으로 결론 났다고 발표했다. 김재룡 남양주시 환경녹지국장은 “지난달 24일 이 집의 보일러 연통을 수리한 후 동네에서 폭음은 더 이상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주민도 이를 인정했다. “요즘은 폭음이 안 들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우리 빌라가 폭음의 진원지라고 하는데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수긍하지 않았다. 이 빌라에 사는 주민 윤항규(40)씨는 “보일러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다. 멀리서 들리는 폭탄 소리 같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증거가 없어 논란은 이쯤에서 끝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 2일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인근 지역에서 비슷한 폭음을 들었다는 신고가 이날 민간단체에 접수됐다.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남굴사)’ 김진철 대표(목사)는 “묵현2리에서 북서쪽으로 10㎞ 떨어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에서 지난해 1∼2월 폭음을 들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묵현2리와 장현리는 이종창 신부(민간인 땅굴탐사가)가 3년 전 북한 땅굴 6호선으로 지목한 노선과 거의 같은 지점에 위치해 있다”고 덧붙였다. 남굴사 측은 이에 따라 관계 당국이 나서 이들 지역에 북한 땅굴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양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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