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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물에 손대는 게 싫은 주부들의 고민,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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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당사자에게는 결코 별것 아닐 수 없는 주부습진. 조금 좋아지는가 싶으면 다시 심하게 갈라져 물에 손대기가 겁나는 것은 비단 주부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보통 건조한 날씨나 환절기에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요즘과 같은 날씨에도 주부습진의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에 생긴 염증을 습진이라 하는데 이중 주부습진은 주부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질환이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주부들뿐만 아니라, 유사한 조건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나는 고질적인 질환이다.

주부습진은 물이나 세제에 장기간 접촉할 경우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집안일을 별로 하지 않던 사람이 결혼 후 갑자기 마늘, 양파, 고추와 같은 자극성 채소와 향신료는 물론이고 빨래 등 물이나 세제에 장시간 접촉하게 될 경우 이것이 각질층에 손상을 주게 되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전염성은 없지만, 피부균열과 각질, 홍반, 각질층이 딱딱해지는 과각화증, 피부가 가죽처럼 변하는 태선, 물집, 손톱 변화, 부종 등으로 인해 생활에 큰 불편을 주는 질환이기도 하다.

주부습진은 초기에는 손가락 끝에만 나타나다가 차츰 손 전체로 번지기도 하는데 비누, 세제나 물에 손을 대는 일이 많을 경우, 고무장갑의 잦은 사용, 정신적인 스트레스, 지점토나 꽃꽂이, 약품 등을 다루는 일을 하는 경우에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있거나 어릴 때 태열이 있던 사람에게서도 쉽게 나타난다.

손은 대인관계에서 쉽게 노출되는 부위이므로 주부습진이 있는 경우에는 이로 인한 좌절감이나 비애감을 나타내거나, 심한 경우 우울증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때문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주부의 입장에서 설거지나 빨래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치유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한방에서는 우선 인체의 조습과 한열을 조절하기 위해 혈행을 돕는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또한 식이습관 조절을 통해 온전한 영양물질이 환부에 적절히 전달되도록 하여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이외에도 반복적으로 인체를 공격하는 내 외부 유발인자들에 대해 인체의 저항력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면역시스템을 바로잡아주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또한 피부의 재생력을 돕는 외부치료를 한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 개인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말린 탱자를 삶아 국물을 환부에 바르거나, 뽕나무 잎을 달여 환부를 씻거나 등겨기름을 환부에 바르기도 한다.

이 외에도 손 마사지를 수시로 해주면 좋다. 먼저 손등에 올리브 오일 등을 바른 후 충분히 스며들 때까지 손가락 끝에서 손목 방향으로 쓸어 올렸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반복한다. 다음엔 손등의 뼈와 뼈 사이를 눌러주면서 작은 나선형을 그리고 엄지손가락으로 각 손가락의 손톱에서부터 손등까지 원을 그리듯 마사지해 주고, 손바닥이 움푹 들어간 부분을 엄지로 힘껏 눌러준 뒤 주먹을 쥐고 다른 손바닥을 강하게 친다.

이와 같은 동작을 수시로 해주면 혈액순환이 촉진된다. 그리고 주부습진은 자극성 접촉에 의해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최대한 자극성이 있는 물질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합성계면활성제가 첨가된 비누나 세제, 유기용매 등의 자극요인과 손의 피부가 직접 접촉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으로 된 장갑을 끼고 그 위에 고무장갑을 끼는 것을 습관화하고, 손이 건조하지 않도록 바세린이나 올리브 오일을 자주 바르는 것도 좋다.

[주부습진 없는 건강한 손을 유지하는 방법]

1. 맨손으로 물일을 하거나 세제를 만지지 않는다.
2. 장시간 고무장갑을 껴야 할 경우에는 먼저 면장갑을 끼고 고무장갑을 덧끼도록 한다.
3. 자극성이 있는 식재료나 물질은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4. 페인트나 신나 등의 화학물질은 맨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5. 비누는 약산성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며 사용 후에는 비눗기가 남지 않도록 잘 헹구어 낸다.
6. 가급적 비누 사용을 줄이는 것이 좋다.
7. 물과 접촉한 후에는 반드시 물기를 잘 말려주고 천연 보습제나 오일 등을 발라 보습을 해준다.

박성배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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