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엔-약한 유로 장기화될듯

중앙일보

입력

엔화 강세, 유로화 약세의 움직임이 장기화되고 있다.

엔화는 지난주 달러당 101엔대까지 치솟은 후 일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101~102엔대 사이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3일 엔화가치는 달러당 1백2. 60엔으로 마감해 종가기준으로는 전날보다 0.49엔 떨어졌지만 시장 전체의 엔고 분위기는 여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엔화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역시 일본의 경기회복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달러화로 환산한 일본의 주가는 지난 98년 8월 이후 1.8배로 올라 있다.

이에 따라 펀드매니저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일본주식 편입비율을 계속 높이고 있어 이것이 엔고 압력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또 컴퓨터가 2000년이라는 숫자를 잘못 인식해 발생하는 Y2K문제에 대비해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어놓자 이것이 일본의 주식이나 엔화에 대한 투자로 몰리고 있다.

지난 9월 한달간 전세계 중앙은행이 공급한 현금통화량(순증액)은 무려 1조4천억달러에 달했는데 이가운데 상당부분이 일본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고쿄(興業)은행 국제자금부 하나이 켄(花井健) 외환자금부장은 "해외 기관들을 중심으로 정보통신 등 하이테크 관련 주식을 사기 위해 엔 매입이 가속화될 전망" 이라며 "현재 달러당 102엔대에서 주춤하고 있는 엔화가치가 연말에는 90엔대로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고 예측했다.

한편 유로화는 달러화에 비해 계속 약세를 보여 이날 도쿄시장에서 유로당 1.0047달러를 기록, 조만간 1달러선을 깰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유로화는 출범한지 채 1년이 안돼 달러화에 대해 16% 정도 값이 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유럽 경제가 호전되고 있는 만큼 곧 유로화가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국의 투자분석회사 엘리엇 웨이브 인터내셔널의 짐 마틴은 "유로화 하락은 1유로당 1.0038달러 선에서 저지될 것으로 본다" 고 분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