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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원의 밸런스 브레인] 뇌 불균형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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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출발은 음양의 조화로부터 시작된다. 하늘에는 해(양)와 달(음)이 정해진 법칙에 따라 운행하고, 소우주에 해당하는 인간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남자(양), 여자(음)가 서로 사랑하면서 자손을 번창하고 있다.

 뇌의 불균형 이론 또한 음양의 조화라는 좌우 비대칭을 조절해주는 한의학 원리와 맥락을 같이한다.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뇌 기능을 올리는 뇌 기반치료(Brain based therapy)는 틱·투렛과 같은 운동 이상장애 혹은 뇌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ADHD와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 대체의학이다.

 예를 들어 2003년 파킨슨병 검사를 하는 도중 병원에서 찍은 한 동영상에서는 환자가 파란색 편광 안경을 착용하자마자 뇌로 전달되는 시각 주파수가 변조되고 이로 인해 운동이상 증상이 마법처럼 없어진다. 환자에 따라 다르고 모든 파킨슨 환자에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특정 자극이 어떻게 뇌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다.

 지난 25년 동안 여러 신경학적 이상을 진단하고 뇌의 기능적 측면에서 치료하는 캐릭 연구소의 기능신경학은 한방에서 부족할 수 있는 신경 진단법이나 다양한 뇌 기반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미 오래전부터 한방원론과 접목, 치료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좌우 뇌의 불균형 치료에 대한 임상 결과를 방영한 미국 PBS 프로그램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다큐멘터리 부문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열린 학회에서 기능신경학을 공부하러 온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많은 의사를 만나 기능신경학의 세계화를 느끼고 교감하는 기회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이 분야의 세미나가 열려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한방에서의 뇌 불균형 치료는 기능신경학에서 다루는 운동이상장애·ADHD/ADD·자폐·학습장애·발달장애 등을 포함한다. 모두 기능신경학적 관점과 음양오행의 원리를 접목, 한방의학적 관점에서 치료한다.

 한의학의 요체는 신형일체(神形一體) 심신일여(心身一如)다. 오장육부의 부조화와 정신 작용(감정의 지나친 치우침과 과도함)이 생리기능을 손상시켜 병적 요인을 유발하는 것으로 본다. 정신은 육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쁨은 심장을, 사려는 비장을, 분노는 간장을, 슬픔은 폐장을, 두려움은 신장에 영향을 미치는데 기능신경학이 이를 객관적·과학적으로 설명한다.

 변증(辨證)이라는 한의학적 진단법과 신경학적인 이상 소견의 통합은 앞으로 뇌의 불균형으로 빚어진 질환에 효율적인 치료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된다.

변기원 변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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