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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리포트] 수술 힘들었던 전립선비대증, 내시경으로 조직 태워 없애는 레이저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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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라이트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 비대증 수술은 환자의 부작용을 줄였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제공]


중·장년 남성이 두려워하는 병이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로를 압박해 소변을 잘 누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병이다. 여기에 방광기능 저하·신부전·발기부전 등이 동반돼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원인으로 고환의 노화·가족력·비만·음주·흡연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명확지 않다. 전립선 비대증 진단을 받으면 비대증을 억제하는 약물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치료제 복용이 불편하다면 전립선 수술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수술을 원한다고 다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스피린·항응고제를 복용하거나 방광에 오줌이 괴어 있지만 배뇨하지 못하는 요폐환자, 전립선 크기가 80mL 이상인 거대 전립선 환자는 수술에 제약이 따라 약물이나 소변줄 연결로 대체한다.

 최근 ‘그린라이트(GreenLight·광선택적 전립선 기화술)’ 레이저 수술이 기존 수술로는 힘들었던 전립선 비대증 환자를 안전하고 부작용 없이 치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린라이트 레이저 수술은 지름 7㎜ 정도의 가느다란 내시경을 요도로 삽입해 고출력 녹색 레이저 광선을 발사, 비대한 비대증 조직을 기체 형태로 날려 없애는 치료법이다.

 2008년 유럽비뇨기과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세계 8개국의 전립선 비대증 환자 305명에게 그린라이트 레이저 수술을 시행한 결과 요폐환자(63명), 혈전용해제 복용 환자(70명), 거대 전립선 환자(52명)의 비대한 전립선을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그린라이트 레이저 수술은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개발한 KTP 레이저(80W 출력)와 기능이 향상된 HPS 레이저(120W 출력) 두 모델을 이용해 시행한다.

 두 기계는 일반적인 전립선 비대증 수술뿐만 아니라 섬세하고 부작용 없는 수술을 위해 개발됐다. 그린라이트 레이저로 국내에서 350건 이상의 수술에 시행한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는 “기존 수술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출혈과 통증을 줄일 수 있다”며 “ 심혈관계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나 노약자도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시간도 단축됐다”고 말했다.

 그린라이트 수술은 심혈관계 질환 때문에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해 수술 중 출혈 위험이 큰 사람에게도 안전한 수술이다. 이 때문에 복용 중이던 약을 5~7일 끊고 경과를 지켜본 후 수술을 결정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기존 내시경을 이용한 경요도전립선절제술(TURP)보다 역행성사정(사정 방향이 방광 쪽으로 역행하는 것), 요도협착 등 합병증도 줄였다.

 그린라이트 레이저는 환자뿐 아니라 의사들의 수술 부담도 덜었다. 50건 이상을 수술해야 숙련되는 홀렙수술(레이저로 비대해진 전립선을 도려내 방광으로 이동시킨 후 분쇄시켜 빼내는 방법)이나, 출혈·괄약근 손상 등 부작용 위험이 큰 경요도전립선 절제술보다 상대적으로 환자 만족도가 높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다양한 전립선 비대증 수술법이 있지만 부작용이 적고, 치료 성적이 좋은 수술법은 그린라이트 레이저”라며 “수술 후 하루만 입원하면 퇴원이 가능하고 수술 중 출혈도 거의 없어 의사들도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라이트 레이저 수술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며, 전국 91개 병원에서 수술받을 수 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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