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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틱으로 자동차 운전…슈트트가르트 심포지엄에 선보인 미래 기술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이스틱(전자오락기용 손잡이)처럼 생긴 조종간 하나로 좌.우회전과 가속 및 제동을 할 수 있고, 라디오.핸드폰 조작은 음성 명령으로 이뤄지는 차.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최근 독일 슈트트가르트에서 개최한 '기술혁신 심포지엄' 에서 공개한 미래 자동차 기술들이다.

19개국에서 2백명의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21세기 자동차의 모습을 미리 그려본다는데 의미가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개발중인 미래 기술들을 소개한다.

◇ 한손으로 주행한다〓겉모습은 벤츠SL 모델이지만 운전석에 핸들은 물론 브레이크.액셀 페달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여느 차의 변속기가 위치한 곳과 운전석 문 안쪽 손잡이 부근 등 두 곳에 설치된 조이스틱 같은 조종간이 눈길을 끈다. 이 기술 개발 책임자는 "두 조종간 중 하나만 조작하면 주행이 가능하다" 며 "회전할 때는 조종간을 좌.우로 기울이면 되고, 가속과 제동 때는 조종간을 앞.뒤로 밀면 된다" 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적도 조종간 앞 쪽에 붙어 있으며, 자동변속기는 버튼식으로 만들어 계기판 아래 부분에 장착했다" 고 덧붙였다.

한개 조종간만으로도 모든 조작이 가능하지만 굳이 좌우에 2개를 설치한 이유는 왼손잡이에 대한 배려와 함께 오른손으로 에어컨.라디오 등을 작동할 때는 왼손으로 조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시험용으로 제작된 이 차는 우선 브레이크나 엑셀 페달을 없애 운전자의 발을 해방시켜주는 특징이 있다. 나아가 조이스틱을 사용하는 컴퓨터 오락에 젖어 자라난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까지 담겨 있다.

◇ 음성.시각 인식 기능을 갖춘 차〓주행하면서 라디오를 조작하거나 휴대폰을 걸고 받는 일은 자동차 사고 유발의 한 요인. 하지만 음성 인식 기술의 발전으로 이같은 걱정은 머잖아 해소될 전망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룸미러 아래 부분에 설치된 마이크와 음성 명령을 인식하는 컴퓨터를 장착한 자동차를 개발,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주행 소음이나 운전자의 목소리에 상관없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수준까지 개발돼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시각 기능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룸미러 앞쪽에 설치된 2개의 전방 주시 카메라로 촬영한 내용을 컴퓨터가 분석해 교통표지판.신호등.장애물.보행자 등을 인식함으로써 안전 주행을 도와주는 시스템 연구가 상당히 진척돼 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주변 상황을 판단해 자동 운전이 가능한 차를 개발한다는 게 이 기술 개발의 최종 목표.

◇ 새로운 동력원〓수소 가스를 이용한 연료전지가 실용화 단계에 와 있는 상태. 94년 다임러크라이슬러가 NECAR(New Electric Car)를 첫 개발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압축 수소가스를 이용한 연료전지를 장착했기 때문에 1㎾의 출력을 내는데 21㎏의 장치가 필요해 고속.장거리 주행은 불가능했던 상황. 하지만 그동안 진행된 연구실적을 집약해 올해 개발된 네번째 NECAR는 액화(液化)수소와 훨씬 개선된 연료전지의 장착으로 ㎾당 무게를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회사 관계자는 "소형 벤츠에 35㎾ 출력의 연료전지 2개를 장착한 99년형 NECAR는 최고 시속 1백45㎞를 낼 수 있으며, 성인 5명을 태우고 4백여㎞를 달릴 수 있다" 고 밝혔다.

이 차는 새로운 동력원의 실용화 뿐만 아니라 완전 무공해라는 점에서도 21세기에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슈트트가르트〓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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