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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부부사이 나쁘면 아이 입맛 망친다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소아비만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살을 찌게된데 자신의 책임이 크다고 한탄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진정한 원인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고도 소아비만으로 성조숙증 양상을 보여 내원한 8세 박지영양의 어머니는 아이가 왜 이토록 살이 찌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지영이를 면담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지영이는 때때로 엄청난 폭식경향을 보였는데 대부분의 경우가 아빠와 엄마의 다툼이후 였다. 닭살부부라고 이야기들을 정도로 사이가 좋았던 지영이 부모님은 아빠의 사업상의 어려움과 잦은 말다툼으로 골이 깊어져 있었다.

부부 간의 갈등과 약간의 거리는 있지만, 소아비만에 관련된 연구를 보면 TV나 컴퓨터 게임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나 운동부족 등이 소아비만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맞벌이부모와 같이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을 가질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결손가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한다.

즉, 행복하지 않은 가정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고 아이들마저 어른처럼 몰아먹기나 음식으로 마음달래기로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작금의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급기야는 서로 간의 의견차이를 좁히는데 들어갈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가 아까와 결혼자체를 미루는 젊은 세대도 늘어나고 있다. 결혼과 행복이 서로 관련이 적다는 연구 결과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심지어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결혼한 사람보다 삶의 질이 조금 더 낫다는 발표까지 본 적이 있다. 어떤 이는 양육과 경제활동의 어려움을 들어 한국에서만은 이 주장이 들어맞을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반쪽의 진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가장 적게 받는 군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집단이라고 한다. 또 스트레스 대응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 역시 행복한 가정에서 오랫동안 제대로 된 양육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줄리아 로버츠가 인터뷰에서 말한 자식과 가정에 대한 자기생각은 내게 참 의미심장했다. 왜 자식을 키워야 하는지에 해답이 숨어 있었다.‘그것은 보다 나은 혜택과 내 개인적인 것과의 교환이다. 가만히 앉아 있을 사치스러운 시간이 내겐 없다. 내 여가시간에 내가 무얼 할는지 솔직히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로 대단한 교환이다. 발톱 단장할 시간도 없지만 우린 정말 행복하다. 흉하게 보여도 별 상관없다.’

부모님 면담결과, 지영양의 부모는 전형적인 섹스리스였다. 서로 간의 다툼이 잦고 생활이 바쁘다보니 자연스럽게 몸까지도 멀어져있던 것이었다. 아이를 위해 아이보는 앞에서 다투는 일은 자제하자는데 어렵사리 공감대가 모아졌다. 아이가 가정을 구한 것이다. 다음은 부부관계 복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서로에 대한 미움보다는 애정이 컸던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팁을 제공하였다.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8가지 팁

하나, 지속적이고 애정 어린 대화가 중요하다. 신뢰와 애정 없이 부부관계가 존재할 수 없다. 섹스리스는 대개 사랑리스에서 비롯된다.
둘, 스트레스를 줄이자. 스트레스나 심적 부담이 크면 성욕이 떨어진다. 긍정적인 심리를 회복하면 대개 성욕도 증가한다.
셋, 과음이나 흡연은 성욕을 떨어뜨린다.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이 줄게 만드는 주된 원인이 바로 음주와 흡연이다.
넷, 숙면을 취하자. 수면부족은 성욕 감퇴의 원인이 된다. 충분한 수면을 위해서 부부나 연인 사이에 각방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섹스는 즐기되 잠은 따로 자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다섯, 대개 부부 사이가 소원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양육 스트레스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잠시 육아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아이는 생각하지 않고 둘만을 위한 은밀한 시간을 마련해보는 것이 좋다.
여섯, 남성은 발기부전, 여성은 폐경이나 질건조증 등을 조심해야 한다. 발기부전은 45세 이후 자주 발생한다. 건강한 식생활과 운동으로 예방해야 한다. 폐경 이후 여성은 성욕이 줄 수 있다. 질건조증도 부부관계를 꺼리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고 예방해야 한다.
일곱, 서로의 몸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 한다. 나이가 들면 노화나 체형 변화에 따라 신체에 대한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서로에게 맨몸을 드러내거나 성관계를 갖는 일을 꺼리게 될 수 있다. 자연스러운 변화에 대해 서로 대화와 애정어린 시선으로 대응해야 한다.
여덟, 각종 의약품을 조심해야 한다. 각종 약품에는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퇴 기능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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