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2억원대 웃돈, 김포·송도는 ‘한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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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경기도 판교·광교 등 입주를 앞둔 주요 신도시의 중소형 아파트 분양권은 억대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속속 입주하고 있는 판교신도시.


올해 수도권 신도시와 택지지구에서 전매제한이 풀리는 아파트는 3만여 가구에 이른다. 그러나 지역별로 시세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분양받은 사람들 간 희비가 엇갈린다. 예컨대 성남 판교신도시나 수원 광교신도시 등지는 분양가에 억대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지만 김포 한강신도시나 인천 송도지구 등지에서는 분양가 이하의 매물도 나온다. 경부축의 신도시에 있는 중소형 아파트는 몸값이 많이 나가지만 미분양이 많은 택지지구의 중대형은 가치가 떨어졌다.

◆판교·광교 웃돈 억대=판교신도시는 대부분 가구당 2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서판교 원마을 9단지 71㎡형(이하 전용면적)은 분양가(3억4650만원)에 2억2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분당신도시 바로 옆의 동판교는 분양가만큼 더 줘야 살 수 있다.

 광교신도시 아파트도 억대 웃돈이 붙었다. 9월 이후 전매제한이 풀리지만 현지 중개업소들이 평가하는 웃돈은 1억~1억5000만원이다. 분양권 명의변경 조건에 해당해 합법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오드카운티 121㎡형은 분양가(6억7530만원)에 8000만원이 더 붙어 최근 거래됐다.

 지난해 말부터 전매제한이 일부 풀린 남양주 별내지구는 올해 1689가구를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70% 이상이 중대형이어서 프리미엄이 비싸지 않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미분양이 많은 데다 앞으로 1만여 가구가 추가로 분양된다. 이 때문에 수요자들이 분양권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올해 전매제한이 풀리는 중소형 물량이 1500가구에 이르지만 웃돈이 붙은 아파트는 없다. 중대형은 분양가보다 3000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다. 인천 청라지구의 경우 중소형은 1000만~3000만원 웃돈이 붙었지만 중대형은 분양가보다 5000만원 싼 매물도 나온다. 송도는 120㎡ 이하는 분양가 수준에 살 수 있지만 더 큰 주택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5000만원 정도다.



◆분양물량·배후 수요 등 따져야=판교신도시에서는 올해 8190가구가 새로 전매제한에서 풀린다. 77%가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어서 찾는 사람이 많지만 매물은 없는 편이다. 삼평동 판교호박공인 김성규 사장은 “1년만 기다리면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집주인들이 매도를 망설인다”고 말했다. 값이 너무 올랐다는 지적도 있다. 85㎡형의 경우 분당신도시보다 20%, 용인 수지지구보다 40% 이상 비싸다.

 한강신도시의 경우 최근 김포시가 서울지하철 9호선과 이어지는 전철 건설을 본격 추진하면서 얼었던 분위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장기동 현대부동산 황인태 사장은 “아직까지 매수세가 움직이지는 않지만 중소형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같은 단지라도 전매제한이 풀리는 시기가 다를 수 있으므로 분양권 매수자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매제한 기간은 계약일부터 계산하지만 완공된 아파트는 등기일이 기준이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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