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는 어떤 소리가 들려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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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3일 발사된 미국의 우주탐사선 `화성남극착륙선(Mars Polar Lander)''이 11개월에 걸친 우주 여행을 마치고 다음달 3일 화성에 착륙한다.

미국 과학자들이 화성남극착륙선을 발사한 주요 목적은 화성 지표면의 물을 찾아내자는 것이지만 이번 여행길에서는 우주탐험 사상 처음으로 화성에서 발생하는각종 소리 탐지도 시도하게 된다.

미국 항공우주국은(NASA)은 이를 위해 말하는 장난감이나 보청기 등에서 볼 수있는 음성 반도체 칩에 15달러짜리 송화기를 연결해 놓은 57g짜리 `화성 송화기''를화성남극착륙선에 적재해 두었다.

이 화성 송화기는 착륙선에 적재된 1억6천500만달러 상당의 다른 값비싼 장비들과는 달리 민간단체가 출자해 설치한 것이며 과학적 임무를 확실하게 부여 받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NASA가 이 화성 송화기를 설치한 목적은 혹시 화성에서 발생할 지도 모르는 회오리바람 소리나 번개 소리, 모래 날리는 소리 등 여러가지 잡음을 한번 들어보자는 것이다.

화성 송화기를 설치한 후원자들은 이 장치가 녹음하게 될 음성이 외계에 대한일반의 관심에 불을 붙이는 것은 물론 음성 물리학 교육에도 훌륭한 자료로 사용될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 송화기 설치에 투입된 5만달러를 전액 출자한 행성협회 전무이사 루이스프리드만은 "화성 송화기를 통한 음성 탐지는 화성을 또 다른 각도에서 이해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착륙선에 송화기를 적재하게 된 것은 행성협회 소속 과학자들이 지난 25년동안 끈질기게 투쟁한 결과이며 그동안은 온도계나 특수분석기 등 다른 장비들에밀려왔었다.

NASA 화성남극착륙선 프로그램 담당 과학자인 조셉 보이스도 "화성의 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온도나 기압 등 다른 환경을 측정하는 것 만큼 중요하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행성협회는 이에 따라 10만여명의 회원들로부터 기금을 모금한 다음 러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화성남극착륙선에 연구 장비를 적재할 수 있게 된 러시아우주연구소의문을 두드렸다.
다행히도 러시아우주연구소측은 화성 먼지 입자의 구성 성분을 측정하는 장치에행성협회의 송화기를 설치할 공간과 전력, 송수신 연료가 남아있다면서 송화기 설치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

행성협회와 함께 이번 작업을 추진한 미국 버클리대학 우주과학연구소의 재닛루만 박사는 "화성 송화기는 NASA에 추가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교육용 목적을갖고 있었기 때문에 NASA가 더 이상 거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 화성 송화기는 오는 12월3일 화성에 착륙한 지 5시간쯤 뒤에 우주선 카메라에서 들려오는 음성을 녹음하게 되며 다음날인 4일에는 화성 자체에서 발생하는잡음을 녹음하게 된다.
프리드만 전무는 이와 관련, "우리는 엄청난 잡음을 듣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잡음들이 어떤 발견을 가져올 지에 대해서는 우리도 아직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패서디나<미캘리포니아주>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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