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말 노무현 지시로 추진 … MB도 대선 때 공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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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신공항은 한반도 동남쪽에 인천공항에 이은 ‘동북아 제2의 허브공항’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2025년까지 660만㎡의 부지에 10조원을 들여 완공한 뒤 한 해 1000만 명의 국제 여객을 실어나르겠다는 것이다. 신공항은 2006년 말부터 공론화됐다. 영남권 지자체들이 신공항 건설을 요구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토해양부에 타당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다. 당시 영남권에선 김해공항의 국제노선이 부족해 인천공항까지 가야 하고, 2027년께면 김해공항의 여객 처리량이 한계에 달할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당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등 두 곳의 권역별 공약집에서 신공항 건설을 공약했다.

 국토부는 2007년과 2009년에 국토연구원 용역을 거쳐 신공항 후보지를 부산 가덕도와 밀양 하남읍으로 좁혔다. 이후 두 곳을 대상으로 지형·지질과 소음 피해, 접근성에 대한 입지평가 작업을 벌여왔다. 국토부는 당초 2009년 말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정치권과 영남권의 갈등이 커지자 두 차례 연기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올 3월 말 반드시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입지평가는 어느 후보지가 더 적합한지만 가리는 작업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는 실제로 신공항 건설이 확정되려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업성이 없다고 결론 날 경우 신공항 건설은 백지화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타당성이 문제다. 현재 서울~부산엔 KTX가 하루 120회(12분 간격) 운행된다. 가장 빠른 것은 2시간18분 걸린다. 또 인천공항은 지난해부터 4조원이 들어가는 3단계 확장공사를 시작했다. 중국 상하이(上海)나 일본 나리타(成田) 공항이 도전 중인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에서 이기려면 덩치를 더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상지대 이강빈(무역학) 교수는 “지방공항 14개 중 10개가 적자 상태”라며 “타당성 검토 없이 지역 여론에 밀려 신공항을 건설했다간 적자공항만 하나 더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동남권 신공항 개요

■ 부지 : 660만㎡
■ 공사비 : 9조8000억~10조3000억원
■ 완공 : 2025년
■ 항공편 수요(이착륙) : 21만 회(연간)
■ 편익(비용 대비) : 0.7~0.73
■ 주변 공항 : 김해·울산·대구·사천·포항
■ 여객 수요 국제선 : 1000만 명 / 국내선:미발표

* 자료 : 국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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